▲ 중국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 있는 왜곡된 세계지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게티미술관(폴 게티 뮤지엄)에서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미술관에서 지난 5월 7일부터 시작된 '둔황 동굴 사원 : 중국 실크로드의 불교 미술' 특별 전시회의 메인홀 대형벽면 한쪽을 이 지도가 장식하고 있다고 사이버 외교사절단의 박기태 단장이 30일 전했다. 사진은 게티미술관에서 관람객들이 벽에 걸린 지도를 살펴보는 모습. [반크 제공=연합뉴스]
LA 게티미술관 둔황전시회서 벽면 장식…"동북공정 반영"

 

중국 만리장성이 한반도까지 뻗어 있는 왜곡된 세계지도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게티미술관(폴 게티 뮤지엄)에서 전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티미술관에서 지난 5월 7일부터 시작된 '둔황(敦煌) 동굴 사원 : 중국 실크로드의 불교 미술' 특별 전시회의 메인홀 대형벽면 한쪽을 이 지도가 장식하고 있다고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박기태 단장이 30일 밝혔다.

박 단장은 지난 10∼1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홍보 활동을 펼치던 중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동안 서울의 친구로부터 게티미술관에 왜곡된 세계지도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직접 가보니 문제의 지도에서 만리장성은 한쪽 끝이 한반도 영역(지금의 자강도와 평안북도)까지 들어와 있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바다는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명이 모두 영문으로 돼있는 이 지도에는 고대 실크로드의 동서양 루트와 동굴 사원 등도 표기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게티미술관은 연간 130만 명이 찾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이번 전시는 중국의 유명한 연구기관인 '둔황아카데미'와 '로버트 호 패밀리재단', 게티미술관 등이 주최하고, 많은 중국의 기업과 재단이 후원해 이뤄졌다. 게티미술관은 중국 측과 3년간 협의한 끝에 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한다.

반크는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 차원에서 문제의 세계지도를 만들어 전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동북공정 사업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하는 억지 논리를 개발한 데 이어 지난 2012년 '중국역사집'을 간행하면서 "4년 반 동안의 현지 조사 결과 만리장성의 전체 길이가 2만1천196.18km로 한반도 내 평안 인근 지역까지 뻗었다"고 주장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오는 9월4일까지 이어지는 둔황전시회에서는 둔황 석굴을 장식한 다양한 문화유산이 소개된다. 석굴 3곳을 그대로 재현한 모형이 설치됐는가 하면, 5천여 점의 불상, 조각, 불화, 벽화 등도 전시되고 있다.

박 단장은 "이 전시회는 미국 전역의 방송과 신문이 5월 개관 때부터 취재했고 미술가, 인류학자, 역사학자들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며 "미디어 홍보 등에 힘입어 지금까지 수많은 관람객이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가 끝나면 다른 나라 유명 미술관에서도 둔황전시회가 열릴 것이 확실하고 동북공정을 반영한 세계지도도 계속 걸릴 것이기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재외동포와 유학생들에게 전 세계 박물관, 미술관 등에 한국 관련 역사 오류를 찾아 제보(korea.prkorea.com·이순신 사이트)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LA의 게티 박물관에 걸려 있는 왜곡된 세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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