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남구 석유화학공단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구 황성·용연동 등지서
24일 5시간여동안 총 35건
부산 금정구·기장읍도 접수
대기중 오염물질 농도 측정
별다른 특이점 발견 못해

두달여만에 또다시 울산이 악취로 주목받고 있다. 공단 악취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냄새가 부산 등지로 번지면서 시민들의 불안한 심리는 근거 없는 루머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석유화학공단 인근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오전 8시께부터 오후 1시 45분께까지 남구 황성동, 용연동 등지에서 접수된 신고는 총 35건이다.

울산시와 소방본부는 현장에서 대기 중 오염물질 농도를 측정했지만 별다른 특이점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다만 최근 공단의 일부 업체가 정기보수를 하면서 악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보수 때 파이프 내부의 남은 물질을 태우는데, 이때 악취가 하루이틀가량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악취의 원인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공단에서는 전날인 지난 23일 오후에도 일부 근로자들이 악취를 호소하기도 했다.

같은날 정오께 부산 금정구에서, 오후 3시 10분께 부산 기장읍 신고리 원전 인근에서도 각각 악취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조사를 벌였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악취가 바람을 타고 부산 방면으로 확산된 것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공단에서 정기보수를 하는 업체가 있으면 악취 신고가 빈번한 편”이라며 “최근 여러 루머로 예민해져 있고, 그만큼 신고도 많이 접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은 지난 7월에도 악취로 전국에 악명을 떨쳤다. 부산의 악취와 더불어 ‘대규모 지진이 오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확산됐다. 당시 정부는 민관합동조사단까지 꾸려 악취의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보름여간의 조사 끝에 ‘공단에서 나는 악취’라는 결론만 내렸다. 당시 조사단은 “울산 석유화학공단 등지의 이산화황, 황화수소,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혼합된 악취가 기상상황에 따라 퍼진 것”이라며 “오염물질 정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고 대규모 지진의 전조 현상 등과 같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공단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원인과 유발 업체 등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게다가 그로부터 약 2개월 뒤인 이달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당시 온라인에서 확산되던 루머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발생한 공단의 악취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 시민은 “지난번만 해도 인터넷에 떠도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이번에 지진을 겪은 후에는 ‘진짜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 현상인가’하면서 마음이 흔들린다”며 “어디서 무슨 일을 했길래 악취가 이렇게 심하게 나는지 파악이 안 되니까 별별 생각을 다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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