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하 부산지방병무청장

지난 9월 22일 충청북도 보은군의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는 사회복무제도 추진과 관련해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사회복무요원 등 4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사회복무요원 헌장’을 제정하고 선포식을 가진 것이다.

사회복무요원 헌장은 사회복무요원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지켜야 할 덕목을 정립해 사회복무요원이 자긍심을 갖고 성실하게 복무함으로써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사회복무요원이 당당하게 복무할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마련됐다.

헌장은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사회복무요원이다’로 시작해 이들의 역할을 정립하고 다짐하는 4개 항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사회복지분야 및 국민의 안전에 기여하고 이바지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사회복무요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이들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명확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사회복무요원들이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고 스스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겨 있다.

이러한 마음에는 이유가 있다. 평소 현장을 중요시 여겨 사회복무요원의 복무현장 역시 시간이 될 때마다 찾아가 보는데, 이들을 만나 가장 힘든 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주위의 시선이라고 했다.

일부 사회복무요원의 일탈 행위와 현역병에 비해 편하다는 인식 등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이러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위축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는 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사회복무요원 헌장 제정을 계기로 자신의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얼마나 자긍심을 가져도 되는 일인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5만2,000여 명의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이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적으로 사회복지를 지원하는 인력만도 1만8,000여 명에 이른다.

또한, 보건소 등에서 복무하는 국민건강 보호 증진 분야와 소방서 등에서 환자구호 업무를 지원하고, 환경보호 및 감시, 재난안전관리 지원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도 9,000여 명 이상이 복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회복무요원은 우리 사회 곳곳, 수많은 분야에서 자신의 맡은 바 업무에 성실하게 복무 중이다.

방역·소독·식품위생 등 주민건강사업 활동 지원, 119응급구조·환자이동 등 의료지원 활동, 궁·능 등 유형문화재 보호·감시, 산림방재·녹지정화, 하천·해양·대기·토양 등 오염방지, 자연재해나 인재(화재 및 주택붕괴 등 안전사고)의 예방·관찰·지도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위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젊은 청춘들이 국민에게 헌신과 봉사를 통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무요원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아직까지 긍정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병무청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사회복무요원들이 사회복지와 공공서비스 각 분야에서 진정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사회복무요원 헌장 제정은 물론이고, 사회복무요원의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한 사회복무가(歌)인 ‘젊음의 이름으로’를 제작해 각종 행사시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사회복무요원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사회복무요원 스스로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짐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사회복무요원의 모범 복무사례를 발굴하고 이를 널리 알림으로써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 공모를 진행해 오고 있다.

복무현장에서 사회복무요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있는 소중한 체험들은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는 제목의 수기집으로 발간해 이들의 봉사와 희생 정신을 우리 주변에 널리 알리고 있다.

이외에도 2014년부터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환경안전, 행정 등 복무분야별 모범 사회복무요원을 선발하여 ‘사회복무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게 되는 사회복무대상에는 매년 다양한 봉사와 희생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진정한 우리 시대의 젊은 청춘들을 만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을 통해 소중한 생명을 살린 얘기부터 장애 아동을 엄마처럼 돌보기도 하고, 가족들도 힘들다는 치매 어르신 목욕, 식사 보조를 하며 친자식처럼 보살피는 얘기 등 자신의 복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회복무대상 수상자들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회복무연수센터에 ‘사회복무대상 명예의 전당’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을 받으러 오는 사회복무요원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내, 국민과 함께하는 사회복무요원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들은 사회복무요원의 사기를 높이고, 더불어 국민들의 성원과 격려 속에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회복무요원 헌장에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는 문구가 있다. 사회복무요원이 스스로의 임무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복무할 수 있다면 국민의 행복을 지키는 ‘등불’로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다짐이 담겨 있는 것이다.

‘청춘!’ 언제 들어도 희망차고 밝은 미래가 떠오르는 말이다.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청춘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하고 밝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등불’처럼 세상을 밝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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