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초(不老草)! 늙지 않는 약, 진시황의 전설로도 유명하다. 진시황은 동양에서는 상징적인 인물이다. 춘추 전국시대로 분열된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다. 한마디로 모든 권력을 거머쥔 황제였다. 당연히 불로초를 얻기 위해서 모든 힘을 다 동원했으리라. 권력의 힘과 불로장생의 집착이 있었기에 전설로 전해지리라.

항노화란 말이 있다. 늙는 것을 저항한다. 늙고 병드는 것에 대한 거부이다. 현대판 불로초이다. 항노화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어느 권력자의 특별한 집착 때문이다. 안티에이징이란 이름의 수상한 시술들 때문에 눈총을 받고 있다. 또한 구입한 병원약제들 속에서 마늘주사, 감초주사, 태반주사 등의 명칭이 등장한다. 모두가 한약재 이름들이다. 친 한의학적이다. 다만 이름만이어서 아쉽다. 내용물은 전혀 한약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늘은 건국신화에도 나올 정도다. 특유의 향과 강한 매운 맛으로 유명하다. 한약명으로는 대산(大蒜, 큰 달래)이라 한다. 성질이 강하고 따뜻해 스테미너 증진과 냉증을 풀고 소염작용에서 주된 효과를 나타낸다.

마늘주사는 진짜 마늘을 주사하는 것이 아니다. 마늘의 매운맛의 근원인 황화아릴이란 성분이 포함된 비타민B1을 주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비타민제이다. 감기의 예방이나 피로감을 없애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감초(甘草)는 한약의 대표주자이다. ‘약방의 감초’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감초는 모든 약의 독성을 조화시켜서 약효가 잘 나게 할 목적으로 사용할 때가 많다. 장부의 차가운 기운을 몰아내고 혈액순환과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 해독작용이 뛰어나서 간염과 두드러기 피부염 습진 등에도 활용한다.

감초주사도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을 합성하여 만든 주사이다. 항노화나 항산화 대사에 활용하고 있다. 역시 합성주사의 효과도 객관성이 부족하다.

태반도 한약재이다. 자하거(紫河車)란 이름이 있다. 신선이 타는 은하수를 넘는 붉은 수레란 의미이다. 이름에서 이미 불로장생의 비유가 숨어있다. 정력을 보강시키고 몸을 충실하게 만든다. 폐장의 기운을 돋구어주고 천식이나 해수를 멈추게 한다. 다만 속 열이 많은 사람은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태반주사 역시 한약에서 힌트를 얻었다. 

항노화를 표방한 주사제란 것들이 한약의 이름을 붙여서 젊어질 것이란 환상을 심어준다. 거대한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이 누구인가? 과학적인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며 한의학의 발전을 외면하던 정부와 의료계와 권력자들이다. 각종 규제와 차별은 방치하면서 자신들의 욕망에는 한의학의 아이디어를 의존한다. 이중적인 모습이다.

항노화는 한의학적인 마인드이다. 한의학의 원리는 하나다.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는 것이다. 시간 속에서 늙어가는 것이 순리다. 불로초도 순리에 따르는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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