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관세사·경영학박사·울산포럼대표

국민 모두가 북핵방어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차에, ‘박근혜-최순실’ 대지진이 터져 온 나라가 뒤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인지도자들은 모두 그 대응에 소홀하다. 아니 오히려 ‘이때다’ 하고 정치권력의 쟁투 작태만 일으키고 있다. 그야말로 훈고적(訓詁, 옛 좋지않은 습관을 따라하는)인 행위다. 역사 이래 19세기까지 거의 3,000여년간 적(敵)에 대한 대응은 ‘군인들이 어떻게 대열을 짓고 어떤 무기를 사용해야 적(敵)에게 타격을 할 수 있을까’하는 훈고적인 전략에만 집중했다. 이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프로이센의 폰 클라우제비츠(1780~1831)다. 그는 새로운 승리의 길을 정신개혁에서 봤다. 그는 새로운 정신전략에 대한「전쟁론」을 저술했다. 거의 200년 전의 저술이지만 그의 도전적 전략형태는 종래의 것과 달리 시스템(system)적이었다. 200년 전의 클라우제비츠의「전쟁론」이 오늘날도 힘을 발휘하는것은 훈고스타일을 넘은 새로운(시스템)것이기 때문이다. 도전과 응전의 철학자 영국의 토인비(1889~1975)는 인류역사를 분석한후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국가만이 흥했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애국문학가 루쉰(魯迅 1881~1936)은 저서「아Q정전」을 통해 중국에서 도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상(偶像, 중국식 훈고의 어두운 면)에 비수를 꽂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Q’(아큐)는 자기가 제일이라는 괴상한 자만심만 가득하여 지주(地主) 첸 가의 아들이 변발(두발스타일의 변화)한 것을 두고 대책없이 양놈이라고 욕하는 만용을 부리다 두들겨 맞고만 있는 칠푼이다. 그는 놀음을 하다 큰돈을 잃고도 자기가 이겼다고 자위한다. 이렇게 아Q는 칠푼이 바보짓을 하고도 오히려 자기가 잘했다고 여기고 만다. 루쉰이 본 아Q의 승리감은 자폐증에서 오는 것으로서 이런 아Q류 인간들은 도전의식을 심어주지 않으면 패망자가 된다고 했다. 그는 아Q류 중국인들을 ‘흐르게’해야 한다는 신념을 다짐했다. 그가 말한 ‘흐른다’는 도전, 응전…의 행위이다. 그렇다! 클라우제비츠, 토인비, 루쉰과 같은 신념을 가져야 자폐적이고 못난이 바보증세를 떨쳐낼수있다. 

지난날 38선 지역 지뢰사건후, 한국군은 대북방송을 재개했다. 그러자 북한은 시한까지 정하고 방송 스피커를 철수하지 않으면 스피커를 타격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때 ‘철수하자’는 아Q류 정치지도자가 많았다. 그때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대북 방송을 계속하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북(北)이 이후 그런일이 없이하겠다고 했다. 박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한의 어떤 침공에도 즉시 선(先)대응하고 후(後)보고하라’는 명령도 내리고 사드배치 등 국가방어 시스템체제를 갖추었다. 폰 클라우제비츠, 토인비같은 대통령의 조치였다. 그런 박대통령이 최순실 일당의 부정·부패 작태에 휘말려 ‘아Q’ 같은 바보 못난이짓을 했다. 국가안보에는 초인적인 도전의식을 발휘한 박대통령이 어찌 이럴수가! 국민이 쏟아낸 경악과 실망과 분노는 당연하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국민들의 심정은 실로 진도7~8도의 지진을 당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쩌랴? 시위에 의한 하야(下野)나 탄핵으로 박대통령을 중도시키는 일은 신중해야 한다. 국가방어를 위해서다. 박대통령이 갑자기 물러나면 제일 먼저 북핵대응정책의 안보 기조가 무너질 우려가 있고, 작금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는 경제위기 대처에도 차질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군사비 분담요구, FTA양허세율문제에 대한 재협상…등 ‘트럼프 경제 밀물’ 방어문제가 시급하다. 

정치인들이여! 정쟁(政爭)을 하더라도 국가안보, 경제위기는 챙기면서 하시라! 안보와 경제가 무너지면 대한민국호는 침몰하고…한국의 모든것이 사라진다. 박대통령 중도하차는 빈대잡으려다 집태워 버리는 우(愚)를 범하는 행위다. 지금은 정국(政局)안정이 제일 큰 일이다. 클라우제비츠, 토인비, 루쉰 등과 같은 신념을 가진 다음 대통령이 선발된 후 박대통령을 질서있게 퇴장하도록 하는 것이 국가에 이롭다. 만약 여야(국회)정치인들이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서 크게 호흡하고, 아Q노릇을 한 대통령이지만 못난이 부분을 잘 싸매서 질서있게 퇴장할수있도록 조처한다면, 전 세계인들은…한국(인)을 새롭게 또 더높게 평가할 것이다. ‘Korean들은 대통령이 그렇게나 실망을 시켰는데도 국익(國益)을 위해 인내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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