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기 울산서점협동조합 이사장

요즘 세상이 뒤숭숭하다 못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사람들 얼굴엔 걱정이 태산이다. 신문, TV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정리해고, 지역경제 침체, 일자리 부족 등 뉴스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게다가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피즘(미국 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당선)’까지 더해 정신이 혼미할 정도다. 그렇다고 손 놓고 넋두리만 하고 있을 수도 없으니 애간장이 다 녹았다고들 한다.

40년~50년 전, 우리 부모 세대들은 우리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온갖 역경을 이겨냈는데 왜 이시기에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이 모든 원인은 주입식 교육에 의한 부작용으로 인성부족과 도덕의 부재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싶다. 한편으로는 똑똑한 자들이 더 못된 행동들을 탓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자책하면서 그렇게 안하지 않는가.

지난 10월 각 지자체마다 독서행사가 넘쳐났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출판·서적계는 ‘가을 비수기를 어떻게든 넘겨야하는데’라는 절박함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 TV를 틀면 넘쳐나는 먹방, 쿡방, 해외원정 등 맛난 음식 소개가 줄을 잇는다. 도대체 우리에게 먹는 것 외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것일까. 늦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에게 책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함께 생각이 요구된다.

우선 OECD 나라별 독서량 순위를 보면 매년 독서 비율은 떨어지고 거의 꼴찌를 못 면하는 수준이다. 한 달에 한 권도, 하루에 30분조차도 독서를 하지 않는 대한민국이 바로 21세기 우리의 현 주소다.

막상 책을 읽고 싶어도 ‘너무 어렵고,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읽지 못하고 ‘무슨 책으로 읽어야할지’ 몰라서 읽지 못한다. 그러다 이내  ‘내가 그렇지 뭐’ 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책 읽기’는 습관이다. 어릴 때 습관은 평생을 가는데 ‘책 읽기 습관’보다 더 좋은 교육도 없다. 

부모가 직접 가르쳐야 똑똑하고 선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 부모가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부딪히는 기대와 압박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 해줄 수는 없다. 아무리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가로막고 제한한다고 한들 말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 낼 수 있도록 무턱대고 마구잡이로 가르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스스로 그 어려움의 근원을 알아내고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도울 수는 있다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청소년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좋은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 아이는 선행학습을 시켜 남들보다는 앞서 나가야 된다’는 어른들의 이중적인 행태로 아이들의 사고도 획일적이고 직선적 인간으로 변해간다. 

청소년들이 꿈꿀 수 있는 내일을 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심각히 고민할 때가 왔다. 늦었다고 포기할 것도 없이 아이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키워 줘야한다. 긴말이 필요 없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당장 우리 아이들 손잡고 동네 도서관이나 작은 책방을 가보자. 동화책 한권 골라보는 작은 행복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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