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아들이라고? 근로자의 친구라고? 친구가 울고 부모가 운다" 

 

(사진=새누리당 이완영 의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상식을 벗어난 잇단 막말로 물의를 빚어 온 새누리당 이완영(재선·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의 홈페이지에 방문객이 폭주하고 있다. 

이 의원의 홈페이지(www.leedandi.kr)에 접속하면 '농민의 아들! 근로자의 친구!'라는 슬로건과 함께 지역 주민들,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홈페이지 상단 '참여마당'에는 '완영씨를 응원합니다'라는 카테고리가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한글로 100자까지 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는 창이 뜬다. 7일 오후 현재 '완영씨를 응원합니다'에 등록된 전체 메시지 수는 3600여 개다. 

이 메시지는 지난 2012년 10월 26일 테스트를 위해 올린 글 '123412341234'와 3일 뒤인 29일 관리자가 쓴 '이완영의원님을 응원합니다'라는 메시지 이후, 약 두 달 뒤인 12월에 두 개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이어 1년 뒤인 2013년 12월 다시 두 개의 메시지가 떴고, 2014년에는 모두 9개의 글이 등록됐다. 

그런데 2015년 11월 16일과 17일 이틀 동안에만 무려 600여 개의 메시지가 등록됐다. 16일 이 의원이 뱉은 막말 때문이었다. 그는 이날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 모임 아침소리에서 "미국에서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공무"라며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그대로 패버리지 않느냐. 이런 게 선진국 공권력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는 이틀 전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백남기 농민에게 물대포를 직사해 중태에 빠뜨린 경찰을 두둔하기 위한 것이었다.

앞서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7월 2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전문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라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 10월 6일에는 "(성주에 모여) 사드 배치(반대) 투쟁을 해오신 분들이 외부에서 왔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해 지역 민심을 왜곡하기도 했다.  

◇ 국정조사 본질 흐리는 언행으로 입방아…홈페이지 방문객 폭증으로 이어져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성태 위원장이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에게 건네받은 쪽지를 읽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들어 이 의원의 홈페이지가 방문객 폭주 현상을 빚게 된 데는 지난달 10일과 30일 제1차 기관보고로 본격화한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의 영향이 컸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여당 간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의원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언행으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여파가 홈페이지 방문객 폭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일 재벌 총수 9명이 증인으로 나온 국정조사에서 이 의원이 재벌 총수들을 지나치게 배려하는 쪽지 사건 이후에만 2700여 개의 메시지가 등록됐다.

당시 이 의원은 김성태 위원장에게 보낸 쪽지를 통해 "정몽구, 손경식, 김승연 세분은 건강진단서 고령 병력으로 오래 계시기에 매우 힘들다고 사전 의견서를 보내왔고 지금 앉아 계시는 분 모습을 보니 매우 걱정됩니다"라며 "오후 첫 질의에서 의원님들이 세분 회장 증인에게 질문하실분 먼저하고 일찍 보내주시는 배려를 했으면 합니다"라고 요청했다.

홈페이지에 올라온 메시지의 내용을 보면 '근로자의 친구, 농민의 아들'이라는 슬로건을 풍자한 글이 눈에 띈다. 한 누리꾼은 "농민의 아들이라고? 근로자의 친구라고? 친구가 울고 부모가 운다"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재벌, 주인님이면 사족을 못 쓴다는 농민의 자식이 있다고 해서 왔습니다. 자식들에게 정의보다는 비굴을 물려주는 당신의 모습. 자랑스럽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메시지의 대다수는 민심과 동떨어진 이 의원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청문회 잘 보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 정서를 전혀 모르시나 보네요. 청문회 보는 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식으로 질의 하실 겁니까?"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물론 현정권에 충성하지 않으면 다음 공천을 못 받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보다 우선인 게 지역민의 프라이드라고 봅니다. 성주칠곡 사람들이 얼마나 쪽팔릴지 생각해 보셨나요? 말이 안 나온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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