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건용
JnP경영발전연구소 소장

2015년 이후 당분간 전 세계인의 관심사는4차 산업혁명 일 것이다. 

여기까지 이 글을 읽고 공감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의 관심사는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데 4차 산업혁명에 나 또는 내 주위 사람은 관심이 없을 것이다”라고 부인할 사람도 있겠고, “아, 그렇겠네”라고 수긍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다소 생소한 이들을 위해 시사상식사전을 빌어 설명하자면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학자들은 산업혁명의 단계를 영국에서 방적기와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으로 설명하고 있다. .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1, 2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문제점을 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현재까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필자가 처음 컴퓨터를 접했던 것은 학창시절이지만, 사무실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였던 시기는 1987년으로 기억한다. 당시 직장동료들은 이 기계를 배워야 한다는 변화 순응파와, 주산 몇 단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아름다운 글씨체를 자랑하며, ‘내 세대에는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변화에 저항했던 저항파로 나눌 수 있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오늘 당시 컴퓨터라는 익숙하지 않은 기계에 저항했던 동료들은 컴퓨터의 진화 속도보다는 늦지만 조기에 직장을 떠나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고, 순응한 동료는 그나마 더 긴 시간을 컴퓨터와 벗 삼을 수 있었다.

불과 20여 년 전 인터넷 보급이 증가할 때에도 저항하는 자와 순응하는 자로 나누어졌지만 컴퓨터 도입될 당시보다는 훨씬 저항이 적었다. 

지금은 노트북 수준의 스마트 기기가 손 위에서 떨어질 새가 없고, 거의 모든 산업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져 3차 산업 혁명에 대해 저항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직도 저항하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종합편성채널의 한 프로그램인 ‘자연인’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제 우리는 바야흐로 4차 산업 혁명의 중심부에 서 있다. 일부학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적절하지 않고 3차 산업 혁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논쟁은 현 세대를 지나봐야 역사가들이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이었는지 아니면 4차 산업혁명이었는지 판결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다가온 변화를 따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많은 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첫 번째 변화는 생산의 스마트 플랫폼화이며, 두 번째는 생산설비가 소유에서 사용으로 전환될 것이며, 세 번째는 맞춤형 대량 생산체제로 정리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경제계, 정치권과 교육계, 학계 등에서는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판을 벌리고 있고, 특히 대선후보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관련된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현재 제기할 수 있는 문제는 경제 주체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개인’과 ‘가계’가 이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 개인이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 개인의 집합체인 가정과 기업, 정부는 변화의 흐름에 부담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변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했던 맞춤형 대량생산에 따른 고용시장의 변화, 소유에서 사용으로 전환되는 소비시장의 변화 등으로 계층 간 갈등의 소지도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사회 갈등지수가 높다고 한다. 하지만 이 변화가 대세이며 피할 수 없다면, 변화에 저항하여 사회 갈등지수를 높일 것이 아니라 변화의 물결에 동승해 즐기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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