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식 그래픽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 한 번의 고지방 식사도 2형(성인)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인슐린 저항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슐린 저항이란 당뇨병의 전 단계로 포도당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세포들이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인슐린에 저항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섭취한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남아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

독일 당뇨병 센터(DDZ: Deutches Diabetes-Zentrum)의 미하일 로덴 박사 연구팀이 체중이 정상인 건강한 청년 14명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포화지방이 많은 야자유 드링크 또는 생수를 1잔 마시게 한 뒤 자기공명 분광법(MRS: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으로 포도당과 지방이 처리되는 과정과 에너지 대사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야자유 드링크에는 베이컨 치즈버거 2개와 감자 칩 큰 봉지 하나 또는 살라미 피자 2개와 맞먹는 양의 포화지방이 들어있었다.

결과는 야자유 드링크가 간(肝)의 포도당 생산을 70%나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혈당이 장시간 상승하면서 인슐린 저항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간의 지방이 증가하면서 간의 에너지 균형도 무너졌다.

이러한 에너지 대사의 변화는 당뇨병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변화와 유사하다고 로덴 박사는 설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으로 방치하면 간 섬유화-간 경화-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놀라운 것은 건강한 사람인데도 단 한 번의 과다 포화지방 섭취에 이와 같은 신속하고 직접적인 에너지 대사의 변화가 나타났다는 사실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러한 에너지 대사 불균형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는 알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은 아마도 잘 이겨내겠지만, 지방을 자주 지나치게 섭취하는 사람은 이를 견뎌내지 못하고 결국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로덴 박사는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연구학회(ASCI) 학술지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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