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말 kg당 888원
  가금류 도살 등 공급부족 심화
  프랜차이즈 치킨값 상승 압박
“불투명한 유통체계 개선해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한 직원이 닭고기 판매대를 정리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최근 닭고기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닭고기 산지가가 큰 폭으로 올라 9일부터는 대형마트에서도 닭고기 제품 가격이 5~8% 오를 전망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크게 올랐던 계란값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닭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서민 식품인 치킨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힘든 지역 가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I 확산세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2일 kg당 888원까지 하락했던 육계 시세는 2월 14일 기준 kg당 2,200원으로 148%나 폭등했다.

이는 AI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시세 1,100원보다도 100%나 급등한 것이다.

닭고기 가격 폭등은 AI로 인해 가금류가 3,300만마리 넘게 도살 처분된 데다 AI에 따른 이동제한조치도 상당 지역에서 해제되지 않아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AI 확산세가 한창일 때 잔뜩 위축됐던 닭고기 소비심리가 거의 회복된 것도 닭고깃값 폭등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육계 시세가 오르자 대형마트들은 최근 매장에서 파는 주요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5~8% 인상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AI로 인한 대규모 살처분과 이동제한조치 등으로 병아리 입식이 지연되면서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파는 치킨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닭고기뿐 아니라 부재료인 무와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도 모두 올랐다”며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시점도 2년 이상 지나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AI가 확산세일 때 공급부족 등으로 크게 올랐던 계란값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30구들이 한판(특란 기준)에 9,543원까지 올랐던 계란 평균 소매가는 17일 현재 7,667원으로 한 달여 만에 1,800원 이상 떨어졌다.

평년 가격인 5,000원대 중반보다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30구들이 한판이 6,000원대인 점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6일 7,580원까지 인상했던 알찬란(30구·대란) 판매가를 16일 6,980원으로 내렸다. 

울산지역 주부 정모(36)씨는 “최근 농축수산물 가격이 질병이나 작황에 따라 너무 크게 널뛰기 하는 것 같다”며 “계란의 경우도 매점매석이나 사재기, 담합 행위 의혹이 있는 등 유통체계가 투명하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이런 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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