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농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물백신 논란에 이어 백신을 접종한 소가 폐사하는 등 부작용까지 발생해 농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또 백신 접종시 전문 수의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인력이 부족해 고령의 농민들이 백신 접종을 직접 감당하는 경우도 있어 그야말로 구제역차단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울산지역에서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한 소중에 4마리가 폐사하고, 12마리가 유산하는 사고가 발생해 농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울산지역 농가에 대한 구제역 예방백신 주사는 지난 8~12일 1,767개 농가에서 키우는 소 3만2,425마리 모두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AI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예방에 나서 청정지역 울산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백신접종 후 울주군지역 12개 농가에서 4마리가 폐사하고 8마리가 유산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북구에서도 3개 농가에서 4마리가 유산했다는 신고 됐다고 한다. 이같은 신고는 백신 접종 이후 5일 동안 농가에서 발생한 사례다. 

이번 백신접종 소의 폐사 및 유산은 접종과정에서 소가 스트레스를 받은 데 따른 것이란 현장조사 결과가 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 전문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 백신접종을 했다고 하지만 혹시 농민 스스로 접종을 했다면 접종경험 부족 등으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백신 자체에 대한 문제점도 있을 수 있다. 접종과정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백신 접종 과정에서 소가 폐사·유산한 것으로 최종 결론 날 경우 해당 농가는 가축시장 거래 평가액의 80%를 보상받게 된다. 또 한 마리당 15~25만원의 처리비용도 지원된다. 이는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에 국가나 지자체가 가축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가축 소유자에게 주사 등의 조치를 명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조치로 인해 가축이 죽거나 부상당할 경우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보상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애지중지 길러 온 가축을 갑자기 잃게 됨으로써 농가들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소 몇 마리를 키우면서 생계를 이어가는  영세농가에게는 희망을 한순간에 빼앗아 가버린 셈이 돼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구제역은 막아야 한다. AI도 철저한 대처로 청정지역 울산을 지켜온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구제역 또한 차단 시켜야 한다. 농가에서는 백신접종과 부작용 등으로 고충이 크겠지만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차단 방역 및 예방 백신접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함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밀조사를 통해 또다른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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