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고 있던 30대 주부가 2명의 어린 자녀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울산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일종의 과대망상으로 인한 범죄에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비극적 범죄가 단지 개인의 우울증 때문이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물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주말 어린 두 자녀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어머니 A(3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초등학생인 큰아들(11)과 유치원생인 작은아들(7)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과대망상을 동반한 우울증이 있어 병원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평소 멀쩡한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심해지면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정한 스트레스가 자극을 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도 설명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임신, 분만, 육아, 폐경기를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인해 더 쉽게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사회적으로 남녀평등이 이뤄졌다고 해도 여전히 스트레스가 많고, 참고 견디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많아 억압된 감정이 우울 증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울증의 경우 특별한 질병이 아닌 만큼 초기에 관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범죄까지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우울증으로 인한 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위에 우울증 환자가 있는 가족을 보고서도 ‘자기 자식이니 잘 돌보겠지’하며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가족들조차도 우울증 환자를 곁에두고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 환자들에 대한 보다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울증 환자들의 범죄와 극단적 행동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울증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발굴하고, 공동체가 함께 치유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울증 환자들이 취미생활과 함께 대인관계를 넓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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