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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울산 화학의 날’ 특별기고 칼럼] 중소기업의 절박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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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서 ㈜젬스 대표이사
  • 승인 2017.03.14 22:30
  • 댓글 0
이동서
㈜젬스 대표이사

최근 미세먼지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하지만 연탄은 여전히 보조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하 2km에서 무연탄을 채취하는 우리나라 광부들의 열악한 작업현장에 귀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은 갱도 입구에 설치된 대형 송풍기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에 설치된 송풍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수단은 아직 전무한 상태다. 만일 센서 없이 원격지에서 송풍기의 상태를 온라인으로 감시할 수 있다면 광부들에게 보다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전력선 신호분석 기술은 바로 이런 생각의 고리에서 시작됐다.

이 기술은 별도의 센서 없이 모터 자체를 센서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모터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의 20%를 소모하는 소비체로, 발전소를 포함한 플랜트 전체 소비전력의 40%를 소모하고 있다. 하지만 모터는 그 중요성에 비해 비교적 소홀히 다뤄져왔다. 그 원인은 모터는 다른 기기에 비해 고장 확률이 비교적 낮으며 쉽게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초기에는 모터 고장을 판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으므로 권선 온도를 주의 깊게 관찰하다가 손상이 급격히 진전되면 즉시 교체하면 된다. 결국 장기간 운전된 모터의 권선 손상은 피할 수 없으며 손상된 권선을 다시 감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러나 전력선 신호분석 기술개발은 이 모든 가정을 뒤엎었다.

고인돌 시절에 맘모스 떼를 쫓던 원시인들을 상상해 보자. 맘모스를 사냥하는 원시인들에게 멀리 있는 맘모스의 숫자와 거리를 알아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맘모스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까. 혹시 땅에 귀를 대고 땅의 진동을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추억이 깃든 서부영화에서도 악당들이 달리는 열차를 털 때 사용한 기차의 거리측정법 역시 철로에 귀를 대고 달리는 기차의 진동을 감지하는 방법이었다.

20세기 들어 가속도계 센서는 이러한 진동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인간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펌프나 팬 등의 고장을 사전에 탐지하기 위한 수단을 제공했다. 하지만 센서를 설치하고 미세한 신호를 원격지에서 처리하는 비용과 노력, 그리고 전문인력의 부족 등으로 많은 기기가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고철 신세로 전락했다. 전력선 신호분석 기술은 바로 진동 측정 기술에서 시작된다. 전력선 신호분석 기술은 모터로 구동되는 회전기기가 운전될 때 발생하는 자연적인 현상을 파악해 전기 기기의 상태를 감시하고 성능을 확인하는 신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극히 친환경적이며 값싼 경제적인 기술이다. 게다가 현장에 접근하지 않고도 전기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여 작업자의 안전을 보장해준다. 바로 송풍기에 동력을 공급하는 모터가 센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이 산업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신기술을 개발해도 사업 판로 개척이나 확장에는 곳곳에 걸림돌이 많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종속적인 갑을 관계가 아니라 상생하는 동반자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코끼리가 노는 곳에서 놀면 안 된다” 이 말은 틈새시장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 몸 구석구석 퍼져있는 혈관같이 우리나라 경제 곳곳에 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요즘 세상은 아주 작은 미세한 차이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좌우된다. 차별화된 기술력만이 저성장기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이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가격경쟁으로 중국을 이길 수 없다. 기업가 정신이 없는 허약한 체질로는 앞으로 예상되는 세계적인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은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장치산업 중심의 울산도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스스로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디어만 있는 스타트업보다 이미 개발된 제품이나 특허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합리적 아닌가. 중소기업이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대거 제공할 날을 손꼽아본다. 제11회 울산 화학의 날을 맞아, 중소기업인의 절박한 외침이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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