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00만대→올해 420만대… 성장 추세 지속 전망
혼다·도요타·포드 주름잡던 시장에 포르쉐·재규어 도전장
현대차 상반기 OS 출시 글로벌 추세 맞춰 성공적 안착 기대
울산공장에 라인 구축… 후발주자 극복 “노사협력이 관건”
소형 SUV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그 첫 모델로 내세우는 ‘OS’(프로젝트명)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세단에서 소형 SUV로 급격히 이동 중인 미국 시장
세단이 대세였던 미국시장에서 몇 년 전부터 소형 SUV로의 판세 변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작년 여름부터 소형 SUV가 세단의 판매량을 따라잡았고 올해는 세단 판매를 넘어 미국 자동차시장 판매 중 대부분이 소형 SUV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시장에서 소형 SUV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2008년 200만대에 불과했던 시장이 올해는 42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Car and Drive’가 2015년에 판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형 SUV가 미국 자동차시장의 30%를 점령했다.
이는 2000년에 비해 5배나 성장한 것. 작년에는 총 차량 판매에서 약 3분의 1이 소형 SUV의 몫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14년 동안 가장 잘 팔렸던 도요타 캠리가 5년 안에 RAV4에 밀릴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현재 미국의 소형 SUV 시장에서는 혼다 CR-V, 도요타 RAV4, 포드 이스케이프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르쉐, 재규어, 랜드로버 등 고급브랜드로 대표되는 업체들도 이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포르쉐는 소형 SUV 크기의 마칸을 론칭해 약 5만대 생산을 계획하고 있고, 랜드로버는 이보크, 재규어는 C-X17의 출시를 통해 소형 SUV 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글로벌판매 포화상태에 직면한 각 업체들에게 소형 SUV는 새로운 판매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소형 SUV가 잘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소비자들이 연비나 운전 편의성보다는 실용성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형 SUV는 세단보다 넓은 시야확보가 가능하고, 주차와 짐을 싣고 이동하기도 편리한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SUV 보다는 단거리 운전에 편리하며 장거리 여행에는 경제적인 면이 앞서기 때문에 이 차급을 선호하는 구매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뒤늦게 진출하는 현대차, 선진업체 맹추격해야
국내업체들도 세계 자동차산업의 추세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소형 S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업체는 티볼리를 앞세운 쌍용차다. 그러나 티볼리는 내수용이어서 한계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업체 중에서 한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가장 앞서는 현대차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에 OS를 출시하기 위해 올해 1~2월에 2,200억원을 투자해 울산공장에서 OS 생산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OS는 급성장 중인 소형 SUV 시장에서 한국업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케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OS는 최근 지속적인 영업감소로 위기에 직면한 현대차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동력을 상실하다시피 했던 현대차 판매력을 되살리는 역할을 했다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OS는 현대차 판매에 가속도를 붙이게 될 중요한 차종”이라며 “적기 생산은 물론 최상의 품질력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처음으로 선보일 소형 SUV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OS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고임금과 저생산 구조로 채산성이 낮은 국내 생산공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형 SUV 생산이 가능할지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차 붐 조성 여부가 어느 정도 성공의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정상 생산이 일차적인 과제”라며 “생산부문에 있어 노사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