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풀지않고 끊어낸 새로운 사고의 결단
지도자 부재의 현사태도 끊어내야 할 매듭
촛불·태극기 주인의식 갖고 제자리 찾아야

 

정건용JnP 경영발전연구소 소장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알렉산더의 칼로 끊어져 풀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관한 일화는 이렇다. 

서기전 334년 알렉산더는 그리스 연합군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소아시아 반도에 상륙해 진격을 거듭하다가 고르디아라는 도시의 신전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 신전 기둥에는 매듭이 하나 묶여 있는데, 누구도 매듭을 풀지 못했다. 그래서 이 매듭을 푸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알레산더는 자신이 이 매듭을 풀면 적군이 자신을 지배자로 알고 쉽게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이 매듭을 풀려고 해보았으나 풀지 못하자 칼로 매듭을 내려쳤다. 그 순간 잘려진 끈들이 스르르 빠지면서 매듭이 풀렸다. 매듭을 잘라줘야 풀리게 돼 있었던 것이다.

전설이 요구했던 것은 매듭을 꼭 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매듭을 끊어내는 새로운 사고의 결단을 요구했던 것이다.

최근 우리는 탄핵이라는 매듭에 발목이 묶여 진퇴양난에 봉착했었다. 그동안 미국은 대통령이 교체됐고, 중국은 사드배치 문제로 무역 보복을 통해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지도자 부재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불안을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매듭이 풀렸다. 그 매듭 또한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마찬가지로 끊어야만 풀리는 매듭과 같았다. 오랜 시간동안 촛불과 태극기라는 상징적인 집회가 이어졌다. 이제 촛불도 태극기도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마다 훌륭한 선조들이 나타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곤 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기고한 글이 생각난다. 

잠깐 인용하면 “묻노니 여러분이시여, 오늘 대한(大韓)사회에 주인(主人)되는 이가 얼마나 됩니까. 대한 사람은 물론 다 대한 사회의 주인인데 주인이 얼마나 되는가 하고 묻는 것이 한 이상스러운 말씀과 같습니다”라고 서두를 장식하고 있다.

이제 누구의 잘 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라진 국론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있다. 그 방법은 우리가 주인인지, 나그네인지를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난 나그네다’라고 주장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내가 이 나라의 참 주인인가 반성을 해 봐야 한다.

전 국민이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어제까지 내가 주장했던바와 다른 결론이 났다고 해서 내 나라를 버리는 어리석음은 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의견이 달랐던 부분들에 대해 수용하는 마음을 가지고 품어줘야할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기되어 있다. 이번 혼란을 통해 전 국민이 헌법의 존엄을 더욱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헌법에 의해 주권을 되찾은 것이다.

안창호 선생님의 일성이 들리는 듯하다. “묻노니 여러분이시여, 오늘 대한 사회에 주인이 되는 이가 얼마나 됩니까?” 광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나라의 주인으로 이제 차분하게 각자의 제자리로 돌아가서 어제의 과오를 겪지 않을 준비를 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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