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냐"…재판받는 사실도 모르는 듯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첫 재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노컷뉴스

경영비리 의혹으로 재판을 받던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여기가 어디냐"고 묻다가 "내가 만든 회사인데 왜 법정에 세웠느냐"고 따졌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 출석 30분 만에 퇴정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95)의 사실혼 배우자 서미경 씨가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노컷뉴스)

신 총괄회장은 20일 아들인 신동빈 롯데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비롯해 딸 신영자 씨, 세 번째 부인 서미경 씨와 나란히 법정에 나왔다.

첫 공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시작 예정이었지만, 신 총괄회장만 20분가량 출석이 늦었다.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탓이다.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들어선 그는 재판장이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을 묻자 "여기가 무슨 자리냐"고 되물었다.

재판장이 "재판 중인 건 아세요?"라고 해도 혼자 중얼거리기만 했다. 변호인은 "기억력이 중간중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일 오후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첫 재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노컷뉴스)
 

신 총괄회장은 옆에 앉은 두 아들에게 말을 건넸고, 신동빈 회장은 일본어로 '하이'(네)라고 대답했다.

재판장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냐"고 묻자 신 회장은 "여기 계신 분들이 누구냐고 물으신다"고 말을 옮겼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히자 퇴정하도록 했다. 

롯데 측 직원이 신 총괄회장의 휠체어를 밀어 법정을 나가려고 했지만, 신 총괄회장을 이를 제지했다.

그리고선 다시 법정 앞으로 와 "이 회사는 내가 100%를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인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 누가 했느냐"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발언을 마친 뒤 마이크를 내팽개치며 일본어로 소리를 질렀다. 지팡이를 비서와 경호원에게 휘두르기도 했다.

재판장은 신 총괄회장을 거듭 퇴정하게 했고, 그의 비서에게 혈압을 측정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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