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울산 화학의 날’…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첫 삽

유가 상승에 수출단가 올라
올해도 업계 호황 이어질듯
내년 中 업체 자급률 상승 등
업황 악화 전망 불안감 증폭

화학기술 기반 4차 산업혁명
신소재 연구개발로 선도해야
미래먹거리 원천기술 확보
산업구조 고도화 경쟁력 강화

유화공정기술교육센터 착공
공정 운전 전문인력 양성
실습장비 갖춰 내년 시범운영
유화산업 신르네상스 촉매제

 

석유화학업계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2018년부터는 실적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사진은 석유화학 공단 전경.

최근 몇 년간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울산 석유화학업계에서 희망가가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거둔 것. 조선 불황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울산 경제에도 희망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전망도 내년부터는 실적 악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울산의 다른 주력업종과 처지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발빠르게 4차산업에 대처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과 산업구조 고도화에 더 집중하는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울산 화학의 날을 맞아 울산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현황과 22일 착공식을 갖는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에 대해 알아본다.

◆업계 최대 영업이익에 ‘화색’… 올해도 호황 점쳐져

지난해 석유화학제품 수급 상황이 개선되면서 울산지역 석유화학업계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셰일가스 등 저가 가스원료 기반 설비는 경제성 부족 등에 직면했고 석유화학 제품가격은 수급요인으로 5% 내외 하락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채산성은 2015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2조5,478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롯데케미칼은 LG화학(1조9,919억원)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섰다. 이는 창립 50년만에 처음이다. 

SK종합화학도 지난해 9,18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업계 4위 자리를 예약했고 한화케미칼도 역대 최대 규모인 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의 호황은 과잉설비투자로 공급과잉의 주범이던 중국 석유화학업계가 구조조정과 감산에 들어가면서 나타난 반대 급부이기도 하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지난해 석유화학산업 호황의 원인은 세계 석유화학제품 수급상황 개선과 저유가 지속에 따른 나프타 기반 제품의 수출 경쟁력 증가 등에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석유화학 업계의 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인데 유가 상승에 따라 고부가 석유화학제품의 수출단가도 함께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이후에는 중국업체들의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중동지역의 석유화학 플랜트들도 설비 가동에 나설 계획으로 있어 범용제품 등에서부터 업황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대비해야” 목소리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 전반에 화두로 대두되면서 울산지역 석유화학산업계도 이를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데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대부분이 화학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울산의 석유화학산업이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고강도 점·접착제, 탄소 자원화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신소재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것이다.

울산발전연구원 강영훈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한 포럼에 참석 “4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 산업의 중간재를 공급하고 있는 울산의 화학산업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므로, 울산 유화기업의 혁신적인 운영으로 산업발전과 직접 연결되는 적극적인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조감도.

◆“산업구조 고도화가 우선”

반면 석유화학 산업구조 고도화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업계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주요 설비들이 70~80년대 초기 투자설비로 지금껏 시스템을 크게 바꾸지 않고 생산에만 집중, 한계상황까지 왔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고도화를 통해 현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선진국에 비해 열세인 신소재, 정밀화학, 바이오화학, 탄소자원화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 미래먹거리에 대한 원천기술을 우선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4차 산업혁명이 현장과는 다소 괴리돼 있다는 견해도 있다. 자동화보다 더 나은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을 제기되고 있다는 것.

공장에 설치된 로봇이 물건을 옮기는게 자동화이고 들어올린 물건을 어디에 놓을 것인지 불량인지 여부를 알아서 처리하는게 스마트 공장의 최종 단계라고 하는 게 그 차이를 현장에서는 알아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장 자동화의 경우 스마트 공장의 2단계 정도에 해당되는데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축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시공장장협의회 신현욱 회장(S-OIL 수석부사장)도 “제조업이 주축인 울산이 제4차 산업혁명을 대처하는 전략은 다른 지역과는 크게 차별화 돼야 한다”면서 “울산은 미래 주력산업 소재와 고기능 화학소재, 친환경 소재 등 고부가 기능성 소재에 대한 집중 지원을 통해 우리 고유의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22일 착공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는 석유화학 업계의 최대 애로사항인 공정 운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석유화학 공정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은 설비의 안정적 운전과 기술인력의 숙련도를 높여 미숙련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차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으로 발생되는 석유화학공정 기술전문인력 부족현상도 해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남구 두왕동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센터는 실습장비 등을 갖춰 2018년 9월에 시범운영에 들어가고 2019년 4월 교육훈련 장비를 구축한 뒤 공식 개원할 계획이다.

총 사업예산은 250억원(국비 150억원, 지방비 62억원, 민자 38억원)으로 부지 9,631㎡, 건축연면적 4,980㎡ 규모로 지어진다.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국·시비 등 51억8,300만원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화학공정 파이롯트 플랜트(Pilot plant) 5종 80여 대와 산업현장의 직무를 고려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50종의 현장 전문기술 학습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용하게 된다.

센터는 기업체 수요를 고려한 석유화학공정기술 신규 교육, 재직자 교육 등을 펼친다. 우선 내년에는 신규 인력 100명 등 모두 700명의 인력을 양성하고 2020년부터는 매년 300명 이상의 신규인력과 1,000여명 이상의 재직자 직무향상교육을 맡게 된다.

박광일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은 “센터는 현재 세계최고라고 불리는 싱가포르 화학공정교육센터(CPTC, Chemical Process Training Center)를 능가하는 교육센터가 될 것이며,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의 신르네상스를 이끌 촉매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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