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자료사진)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1시 20분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향방작계훈련장이 별안간 술렁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예비군 시청각자료에 등장했고 영상 속 박 전 대통령은 활짝 웃는 모습과 함께 우리 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청구를 인용함과 동시에 박 전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의 지위를 상실했다.

같은 날 국방부는 부대관리 훈령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사진을 모두 내리라고 전군에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탄핵 11일째인 21일, 예비군 훈련장에서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대통령과 군 통수권자의 모습으로 비쳐진 것. 

정작 그 시각 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시점이어서 '아이러니'는 더욱 정도를 더했다.

당연히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 대다수는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김태현(27·예비군 5년차) 씨는 "예비군 훈련 관리가 미흡한 것 같다"며 "보기 불편하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서상원(26·예비군 4년차) 씨도 "박근혜 씨는 탄핵된 전 대통령인데 굳이 영상을 쓸 거라면 모자이크 처리라도 했어야 할 게 아니냐"고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방위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국군통수권자가 바뀐 만큼 군에서 쓸데없는 논쟁에 휘말리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16년 전반기 시점에서 제작된 영상이 상영된 것을 확인했다"며 "어떤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예비군들이 지루할 것 같아 예전 영상을 틀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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