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킬러 로봇’이 활보한다면...? 과학자나 윤리학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역시 AI(인공지능)과 전쟁무기의 결합이다. ‘킬러로봇’, 즉 ‘자율살상무기(LAWs)의 위험성’이 유엔 의제가 됐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AI 드론(무인비행체)을 공개했다. 이 드론은 알아서 장애물을 피하고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다. 두 다리로 전장을 누비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에는 무기만 탑재하면 터미네이터와 다를 바 없다. 명령만 내리면 로봇이 인간을 공격할 수 있으니 진화하는 AI는 인간이 통제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생활의 편의를 위해 만든 AI 비서, 자율주행차 등은 ‘인간에 대한 지배’, ‘오작동’ 같은 문제점을 일으키고, 유전자 가위 기술은 지능과 외모를 부모가 마음대로 결정하는 ‘맞춤형 아이’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첨단 기술이 끔찍한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AI와 로봇이 급성장하며 사람의 힘으로 통제 불가능한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 했다. 이에 따라 세계 정부기관을 신설해 AI의 용도와 규제에 대한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아직 선언적 일 뿐, 세계는 실용성에 더 눈을 돌리고 윤리 보다는 이용에 따른 구체적 법규와 정책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를 냈을 때의 배상책임과 처벌, AI에 의한 질병의 검진과 로봇수술의 허용 여부, AI 주식 거래의 한계, AI에 의한 재판 가능성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로봇은 인간에 도움을 주는 존재에 머물러야 한다. 유럽의회는 AI 로봇이 인간에 반항하는 등의 비상상황에 대비해 언제든 로봇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킬 스위치’를 달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첨단 기술의 윤리는 결국 만드는 사람의 윤리에 달려 있다. 

AI가 인간보다 더 현명해진다면, 그리스도의 구원을 인간에게만 국한할 필요가 없다는 신학자도 있다. 올바른 신앙에 대해 AI로부터 배워야 할 시대가 오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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