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업체 구글의 광고 기술 허점으로 불거진 거대 기업들의 광고 거부 사태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의 혐오 발언이나 극단주의 영상에 기업ㆍ정부 광고가 붙어 물의를 빚자, 유튜브 광고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펩시코, 월마트, 스타벅스는 24일(현지시간) 유튜브 광고를 중단한다고 선언했으며, 영국 BBC 방송도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동통신사 AT&T, 버라이즌, 맥도날드, 폴크스바겐, 존슨앤드존슨, 세계적 제약회사인 GSK, 렌터카 회사인 엔터프라이즈홀딩스, 영국회사 막스앤드스펜서, 글로벌 은행 JP모건체이스, 로레알, 도요타, 영국 정부 등이 유튜브 광고를 중단하거나 제삼자 웹사이트에 대한 광고 중단 조처를 했다.

이는 인종 혐오나 극단주의적 내용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 광고가 붙었기 때문으로, 기업들은 이런 부정적인 영상에 광고가 붙지 않도록 통제할 능력을 과연 구글이 가졌는지 의심하고 있다.

구글은 기업들이 의뢰한 광고를 유튜브 영상이나 제삼자 웹사이트에 자동으로 붙게 하는 온라인 광고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유튜브의 동영상을 검색하면서 광고를 붙이지 말아야 할 요소 수십 가지를 자동으로 탐색하나, 광고가 들어가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영상들을 제대로 솎아내지 못하고 있다.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동영상에 광고가 붙는가 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동영상에서 광고가 삭제되는 오류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구글이 자동으로 광고를 붙이는 유튜브 동영상은 수백만 개, 제삼자 웹사이트는 200만여 개에 이른다. 또 매일 수천 개의 웹사이트, 60만 시간 분량의 영상이 구글이 판매할 수 있는 광고 영역으로 포함되고 있다.

이번 광고 보이콧 사태의 해결은 구글이 광고 소프트웨어의 허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구글은 부적절한 영상에 광고가 붙지 않도록 광고주에게 광고 통제 권한을 더 부여하고, 광고가 제대로 붙었는지 감시하는 인원을 늘리며,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에 큰 타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알파벳의 매출은 지난해 735억 달러였는데 이 중 유튜브 광고는 56억 달러로, 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편 영국 정부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인터넷 기업들이 극단주의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자국민이 볼 수 있게 하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영국에서 인터넷 기업들은 극단주의 영상의 존재를 발견하거나 통보받으면, 그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안에 해당 영상을 제거하면 된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앞으로 극단주의 영상이 웹사이트에 올라오기만 해도 사이트 운영 기업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대테러 투쟁과 극단주의 발언을 막는 싸움을 하나로 결합해야 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과 인터넷 회사들은 극단주의 영상이나 발언이 인터넷에 올라오지 않도록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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