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노조’ 노조규약 개정 불구
사측 인정않아 협상 가시밭길
조합원 게시판 비판글 도배
집행부 “피해 없도록 교섭 반영”
오늘 실무교섭도 타결 회의적

 

현대중공업 분할 법인의 출범(분사)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2016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짓지 못한 데 대해 노동조합 집행부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분할되는 4개 사업장의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노조규약 개정은 통과됐지만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30일 제4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조규약 개정 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148명의 대의원이 참석해 104명이 찬성, 41명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찬성률 71%로 참석 대의원의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 안건은 가결됐다.

노조규약 개정 건은 다음달 1일 회사가 4개 사업장으로 나눠지는 데 대해 각 사업장 조합원들이 지금처럼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 자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이 안건은 지난 2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도 상정됐지만 대의원 40%가 반대하면서 통과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가결로 노조는 그동안 회사를 상대로 꾸준히 제기해온 ‘단일노조’의 근거를 마련했다.
노조는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분할에 맞서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 개개인의 불이익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일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회사와의 협상은 남아있다. 노조가 내부 결속을 다진 것으로 볼 수는 있지만, 대외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는 의미다. 임단협을 비롯해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분할되는 사업 법인의 공식 출범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를 압박하는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사업 분할 이후에라도 조합원들의 금전적인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며 회사를 떠나는 조합원들의 입장을 회사와의 교섭에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불신과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잇따른 교섭에서 노사의 입장 차이가 전혀 좁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난 28일 본교섭이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사업 분할 전 타결은 무산됐다. 이날도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사업 분할 전날인 31일에도 실무교섭이 열릴 예정이지만 극적인 타결을 전망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미 노조 게시판에는 집행부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표출하는 글이 상당수 게시됐다. 일부 조합원은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거나, 사퇴까지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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