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방송된 엠넷 '신양남자쇼'에서였다. 컴백한 걸스데이는 이날 앨범 홍보 차 방송에 출연했다. 그런데 방송 도중 나눠 준 즉석 복권을 통해 혜리가 당첨된 것.
2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이었기에 해당 영상은 곧바로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걸스데이 소속사 측에서는 "정말 복권 당첨이 됐다"는 입장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는 입장을 밝힌 소속사 관계자가 현장에 없어서 벌어진 착오로 알려졌다.
진실은 이랬다. 해당 장면은 방송의 재미를 위해 연출된 몰래카메라였고, 제작진은 이런 사실을 다음 방송에서 공개하고자 했다. 그런데 갑자기 혜리의 복권 당첨이 '사실'로 둔갑해 대중들에게 퍼지게 된 것이다.
물론, 제작진의 잘못이 없을 수는 없다. 통상 방송 속 몰래카메라는 속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한다. 또 속는 대상이 몰래카메라라는 것을 알게 되고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신양남자쇼' 제작진은 화제성을 확보하려 이처럼 '악마의 편집'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제작진은 부랴부랴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혜리가 몰래카메라인 것을 알고 허탈하게 웃는 모습이 담겨있다. 제작진은 이 영상을 통해 '걸스데이 혜리 복권 당첨 몰래카메라와 관련하여 시청자 여러분들께 혼란을 드려 사과드립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어떻게 보나 유쾌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던 몰래카메라였다. 그러나 1차적으로는 제작진의 정보 전달 부족이, 2차적으로는 소속사 측의 잘못된 상황 인지가 시청자들을 우롱한 셈이 됐다. '신양남자쇼'가 노이즈 마케팅을 펼쳤다는 비난도 상당하다.
시청자 차윤* 씨는 "'몰카', 특히 복권 위조가 방송에 적절치 않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조차 하지 않고 기획, 방송한 것에 대해 분노한 것이다. 이건 돈문제 가지고 당사자뿐 아니라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청자 '늘 그러하듯이'는 "이제 하다 하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가짜로 복권을 위조해서 사기극을 펼치다니. 엠넷은 방송프로그램마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논란을 일으켜 프로그램을 알려왔다. 이번에도 자극적인 논란을 만들어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일이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