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이 볼 일 볼 때 엉덩이 내 보였나
쏴아 쏴 밤낮으로 쏟아내는 저 소리
낯붉힌 요강 하나를 잡목림에 숨겨놨다

숨차 오는 산중턱에 반겨주는 무지개탕
누적된 스트레스 훌렁훌렁 벗어던지고
냉탕에 몸 담군 나는 둥둥 호박 한 덩이

 

◆ 詩이야기  :   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 울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호박소로 여름휴가를 갔다. 소(沼)를 보았을 때 수풀 속에 이렇게 잘 익은 호박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밤이 되어 근교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다. 물소리에 잠이 깨어 하늘을 보니 별이 쏟아지고 있었다. 이름 모를 풀벌레소리와 어우러진 별빛은 지금도 눈에 잡힐 듯 선하다.
◆ 약력 : 박미자 시인은 제5회 울산문학 수필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2007년 유심,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시조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그해 겨울 강구항」, 동화집 「꼬두박샘에 돛대를 세워라」(공저), 울산 「남구를 아십니까」(공저)가 있다. 울산시조 작품상, 울산예총 회장 공로상을 수상했다. 울산문인협회 편집위원, 울산시조시인협회 편집국장, 울산수필가협회, 유심문학회 회원, 운문시대 동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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