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인프라 기반 서비스 산업 주목
제조업 비율 70% 울산의 새로운 기회 
‘공공재 데이터’ 새 부가가치 창출 활용

 

송봉란울산경제진흥원 창업일자리팀장

2015년 제조업 분야의 절대 강자라 여겨지던 GE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한 이후 2016년 2월에는 전 세계 400개 이상의 산업용 기기에서 1,000만 개의 센서가 발생시키는 데이터 요소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최적화하는 프레딕스 클라우드 시스템을 공개했다. 

산업계 사용자들이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필요를 충족함과 동시에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제공하게 되는 데이터 자가증식 모델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고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점점 더 실세계와의 오차를 줄여 신뢰성이 높아지고 가치가 상승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현재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이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운영체제인 윈도우즈를 사용하듯 10년 후의 산업계 종사자들은 프레딕스 클라우드에 접근해야만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하며 유지보수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데이터’라는 형태로 표현된 축적된 기술은 기계학습을 통해 컴퓨터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돼 인공지능과도 직결되니 이런 상황을 전망하는 심정은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창업을 지원하는 관점에서 이런 트렌드는 우리 울산지역에 주어진 중대한 기회라고 생각된다. 제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의 서비스 산업이 앞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게 될 것이고 울산처럼 70%를 넘나드는 제조기업 비율을 지닌 지역은 이미 엄청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지역이 가진 제조 인프라에서 미래 먹거리가 될 공공재로서의 ‘데이터’를 정책적으로 신속하게 확보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정부 3.0의 일환으로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가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어디까지가 공공데이터인가에 대한 논의의 여지는 있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에 도전하기 위해 접근이 필요한 데이터는 모두 공공데이터가 아닐까! 특히 우리지역의 제조업체에서 수집되는 산업데이터는, 산업적 수요에 따라 분석하는 알고리즘과 현장을 모니터링 하거나 유지보수하는데 필요한 디지털 트윈 구현으로 4차산업의 핵심적인 비즈니스에 기반이 되는 재료이다.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SNS나 CRM과 같은 서비스들이 축적하는 ‘빅데이터’는 양적으로 규모가 크기는 하나 질적으로 가치가 낮아 여기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더미에서 보석을 찾는 것처럼 고비용이 들고 어려운 분석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산업데이터는 미리 설계된 구조를 적용해 축적하기 때문에 양이 많더라도 마이닝과 분석에 비교적 적은 비용이 들고, 전문적인 영역에 활용되므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존재해 온 대다수의 지역 제조업체들이 앞장서서 생산라인에 센서를 붙이고 현장의 장비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은 쉽지 않고, 기업의 비밀에 속하는 품질, 안전, 보안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데이터의 경우 공개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다양한 벤더의 제품들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프로토콜을 확보하는 것도 개인에게는 불가능에 가깝다. 용도와 목적에 따라 원천데이터, 시계열 데이터 등 필요한 데이터 형태도 다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국가가 공공재를 보호하고 확보하고 운영해 온 방식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공이 소유권, 개인정보 보호, 비밀보장 원칙 등을 적용하여 산업데이터를 수집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정책을 수립하고 제조업체들이 곧 열리게 될 시장을 겨냥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4차산업의 거대한 물결을 주도해 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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