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700년대 부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중국도 실크로드를 통해 훨씬 이전부터 커피가 유통됐다. 한국은 100년 전 고종이 처음 커피를 마셨다. 역사는 짧지만 유행 속도는 훨씬 빠르다.

커피의 대중화에는 ‘다방문화’가 있다. 한국 사람이 개업한 최초의 다방은 1927년 서울 관훈동에서 문을 연 ‘카카듀’였다. 주인이자 영화감독이던 이경손이 턱시도를 입고 커피를 날랐다. 1950년까지 서울 소공동의 ‘낙랑파라’, 종로의 ‘비너스’와 ‘멕시코’, 광교의 ‘올림피아’, 명동의 ‘에리사’ 등이 이름난 다방이었다. 이들 다방에선 음악과 미술, 문학, 정치를 논했다. 6·25전쟁이 끝난 후 대학생들은 다방에서 계란 노른자를 띄운 블랙커피를 마시며 팝송을 듣고 시를 읊었다. 통기타 가수 들의 데뷔 무대가 되기도 했다.

한국 커피 시장의 가장 큰 무대였던 다방의 전성기가 어느날부터 저물기 시작했다. 다방은 1996년 전국에 4만1,008개로 정점을 찍었다. 제2 전성기는 1999년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 매장을 내며 시작됐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가 다방커피를 대체했다. 일회용 컵의 커피를 들고 다니는 ‘테이크 아웃’ 문화를 만들었고, 무료 인터넷 서비스는 스타벅스를 대형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스타벅스 점포는 매출과 매장수 기준으로 한국이 세계 5위다. 원두 종류별로 스페셜티를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커피업계는 스타벅스 이후 ‘제3의 물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우리 국민(5,000만명 기준) 한 사람이 마신 커피는 500잔에 이른다. 원두 수입량을 기준으로 132억 잔(53%), 캔커피 등 각종 커피음료가 38억 잔(15%), 원두커피가 36억 잔(14%)이다.

2006년 조사 때 소비량이 200억 잔 이었던 것과 비교해 10년 사이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국에서 커피는 음료 그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지니게 됐다. 커피공화국은 그늘도 만들었다. 커피전문점의 1년 생존율은 55.6%로 절반은 1년 만에 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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