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현대重 노조 임단협 명암

현대車 노사 상견례…늦어도 8월까지 마무리 계획
급변하는 글로벌 산업환경·경영상황 악화 공감대

현대重 노사, 구조조정·분사 등 실타래 갈수록 꼬여
4개 사업장 ‘단일노조’ 인정 요구…교섭 일정 논의 중

 

현대자동차 노사는 20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지부장 등 양측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가졌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자동차와 조선업계 대표 노조이자 울산지역 양대 노조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처지가 뒤바꼈다. 노사 분규로 악명이 높았던 현대차 노조는 올해 예년보다 일찍 교섭의 첫 단추를 뀄다. 반면 한때 ‘19년 연속 무파업 타결’을 자랑했던 현대중 노조는 작년 교섭도 마무리짓지 못한 채 힘든 한해를 맞고 있다.

◆올 임단협 상견례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노사는 20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지부장 등 양측 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7년도 임금과 단체협약 상견례를 열었다.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분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 포함)의 성과급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타임오프 관련 전임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고용 보장 합의서는 4차 산업혁명과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등과 관련해 일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는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과 일부 조합원 고소고발·손해배상·가압류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급변하는 산업환경과 최악의 경영상황 등에 대해 노사는 일정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갑한 사장은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한 시점”이라 했고, 박유기 노조지부장은 “경영환경에 공감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면서도 “올해 교섭은 상식적인 범위 안에서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7월 말, 늦어도 8월 중 교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급변하는 대외적 환경, 오는 9월 선거를 통해 새 집행부를 꾸려야 하는 내부적 요인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검토라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치달았다가 태풍 ‘차바’ 등 대외적 요인들로 10월 극적 합의를 이뤘다.

◆구조조정·사업분할… 악재 속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시작한 2016 임단협에 1년째 매달려 있다.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한 기본급 20% 삭감, 상여금 분할 지급 등 안건마다 노사가 충돌하는데다 조선업 불황으로 구조조정, 분사 등 현안까지 겹쳐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악재 속에서 이달 초 사업 분할된 4대 독립법인이 출발하면서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 여론만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노사 협상이 다시 출발점에 선 가운데 협상에도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남아있다.

우선 그나마 노조가 꾸준히 요구했던 ‘단일노조 인정’은 일정 성과를 얻었다. 노조는 지난달 말 쪼개지는 4개 사업장의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노조규약을 개정했다. 최근에는 분사한 각 회사에 개별 교섭을 요구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백형록 집행부가 각 회사를 상대로 대각선 교섭을 벌일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는 것이다. 다만 회사는 교섭 위원을 구성하는 등 협사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구체적인 일정은 논의 중이다.

앞서 노조는 “분할 법인이 출범한 이후에도 임단협을 통해 해당 사업장으로 소속을 옮기는 조합원들이 금전적인 피해를 입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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