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조합, 남해 모래채취 중단 여파로 원자재가 8.7% 상승
건설사 6% 인상 거절… 경영악화에 ‘울며 겨자먹기’로 중단
지역 건설현장 타설작업 차질… 건설업계 수급차질 볼멘소리
가격조정 실패땐 장기화… 건설협 “가격인상 논의한 적 없다”

울산 레미콘협동조합에 속한 업체들이 20일부터 22일까지 일제히 가동중단에 들어가면서 건설현장을 활보해야 할 레미콘차량 40대가 공장안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다.

남해 건설골재용 모래채취가 중단되는 등의 여파로 원가 상승 문제가 울산지역까지 이어지면서 울산레미콘협동조합 소속 지역 레미콘 업체가 일제히 가동중단에 들어갔다.

이에 건설협회측은 골재가 수급이 되지 않아 아우성이다. 모래채취에 대한 정부의 미봉책과 업체 간의 이해관계가 협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3일간의 가동중단에서 그치지 않고 골재대란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20일 북구 효문동 울산레미콘㈜공장. 이곳 일대에는 각종 공업사 등이 위치하고 있어 기계작동소리, 용접소리, 각종 쇳소리 등 공장이 돌아가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날 레미콘공장만은 고요했다.

평소라면 레미콘물량을 실은 차량 등이 활발하게 드나들어야 하지만 공장에 모두 서 있었다. 차량운전자들도 찾아볼 수 없었다. 3명의 운전자들만 차량을 점검하기 위해 공장에 남아 있었다.      

내근 근무자들도 모두 자리를 비우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람 없이 텅 빈 사무실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안쪽에 위치한 창고 안에 수북히 쌓인 골재는 무안하기까지 했다.

레미콘은 가동되지도 않는데 골재를 들여오는 트럭은 간간히 드나들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역 레미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춘 것은 원재료 단가 상승에 따라 수익구조가 깨지면서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는 것이 적자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레미콘협동조합은 올해 1월부터 모래 채취가 중단된 남해 대신 거리가 3배가량 먼 서해에서 모래를 들여왔고 이로 인해 원자재가격이 8.7% 상승했다.

이에 건설업계에 6%의 가격인상을 요구했으나 건설사들이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았고 경영악화를 견디다 못한 레미콘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가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관계자들은 적자를 알고도 계속 운영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울산 16개 업체가 동시에 레미콘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관급공사나 민간 신축현장 등 상당수 건설현장에서 사흘 동안 타설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당장의 필요한 공사를 먼저 진행하는 등으로 상황을 타개하고 있지만 수급문제로 건설현장 등에서 나오는 아우성에 난감해 하고 있다.

그나마 울산은 남해모래 의존도가 부산과 경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서 이 같은 가동중단사태가 늦게 나타났다. 

울산레미콘㈜ 이재삼 공장장은 “8.7%의 원가 인상분에 비해 6%의 레미콘가 인상을 제시한 것은 레미콘업체들도 건설업계 등과 함께 가기 위해 최소한의 인상분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일 후 정상적으로 가동을 하겠지만 가격이 조정되지 않으면 가동중단 사태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며 “현재로선 일부 업체에서 인상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도 세척사와 섞어 사용하는 부순 모래(인공적으로 제조하는 모래) 비율 등을 더 확대하는 방안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날 건설협회 관계자는 가격인상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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