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학원·기상청 기준 달라 예보 제각각…"혼란스럽다" 불만

날씨가 화창해도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이 잦다.

이제는 일상…답답한 도시

무턱대고 나갔다가는 목이 답답하고 가래가 생기기 일쑤다. 주말 나들이 전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날씨'를 검색하는 게 일상처럼 돼 버렸다.

다행히 미세먼지 농도나 날씨를 알려주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기상청의 예보 덕분에 미리 마스크를 준비할 수도 있다. 미세먼지에 단단히 대비해 외출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그런데 두 기관의 예보가 서로 엇갈리거나 전혀 달라 황당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마스크 없이 안심하고 외출해도 되는지, 바깥 나들이를 삼가고 집에서 쉬는 게 좋을지 난감해진다.

지난 20일 오전이 그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충북지역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으로 예보했다. 초미세먼지(PM2.5)가 아닌 미세먼지(PM10)를 기준으로 할 때 '보통' 수준의 농도는 31∼80㎍/㎥이다.

150㎍/㎥ 이상의 미세먼지 농도가 2시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는 만큼 '보통' 수준은 외출하기에 좋은, 대기 상태가 양호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같은 날 청주기상지청은 "오후 늦게까지 곳에 따라 황사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건강에 유의해 달라"고 예보했다.

환경과학원이 뒤늦게 낮 시간대 미세먼지 농도를 '나쁨'으로 변경했지만 두 기관의 서로 다른 예보는 주민들에게 혼선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 찾아온 황사

환경과학원은 지난 12일에는 미세먼지 농도를 '나쁨'으로 예보했다. 이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보통을 넘어서는 81㎍/㎥에서 주의보 발효 수준인 150㎍/㎥까지 올라가게 된다는 얘기다.

이런 환경과학원 예보와 달리 기상지청은 '날씨가 대체로 맑겠다'고 전혀 다른 예보를 했다. 대기 질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하늘은 '맑음'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근래 보기 드물게 청명했고 대기 질도 좋았다.

오후 2∼4시 미세먼지 농도가 100㎍/㎥을 살짝 웃돌았지만, 이때를 제외하고는 '보통' 수준을 유지했다. 마치 '나쁨' 예보를 한 환경과학원에 보란 듯한 날씨였다.

미세먼지 예보가 틀릴 때도 있다.

지난 4일 충북의 미세먼지 농도 예보는 '나쁨'이었다. 예보대로라면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직전 수준이어서 가급적 외출을 삼가거나 외출할 경우 마스크를 써야 피해가 덜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하루 내내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을 유지했고 날씨도 쾌청했다.

지난 14일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오전 중 일시적으로 나빴다가 '보통' 수준이 될 것으로 예보됐지만 대기 질은 온종일 '보통' 수준을 유지했다.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낮아졌다.

황사 땐 마스크 지참해야

예보가 빗나가는 것도 그렇지만 기상청과 환경과학원의 예보가 엇갈려 혼란을 겪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예보가 혼선을 일으키는 것은 두 기관의 업무 차이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어떤 수준이 될지를 미리 예측하는 건 환경과학원의 일이다. 다양한 환경 조건을 토대로 매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지, 옅을지를 판단한다.

반면 기상청은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육안으로 관측해 중국에서 황사가 유입되는지 여부를 확인해 이를 토대로 예보한다. 황사로 인한 미세먼지의 농도 등은 굳이 따지지 않는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황사 유입을 단순 예보하는 기상청과 달리 하루 전체의 미세먼지 농도 예상치를 평균 내 예보하기 때문에 이를 접하는 개개인은 예보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봄철에는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만큼 '나쁨' 예보가 된다면 마스크를 지참하고 다니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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