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취재2팀

이정문(76) 화백이 1965년에 그린 만화가 최근 화제가 됐다. 

만화는 당시 35년 후를 예상한 ‘서기 2000년대 생활의 이모저모’다. 50여년 전의 이 만화 내용은 현재의 생활상과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만화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집’, 현재의 인터넷뉴스인 ‘전파신문’, 스마트폰의 기능인 화상전화를 의미하는 ‘소형TV전화기’ 등이 그려져 있었다. 

또 인터넷강의, 로봇청소기, 전기자동차 등도 표현돼 있었다.

1965년은 국내에서 흑백TV 조차 생산되기 전이었는데도, 마치 미래에 다녀온 듯 그대로 그린 이 화백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상 속의 미래가 반세기 동안 현실이 됐다는 점도 대단한 일이다. 상상이 미래를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또한번 세상을 뒤흔들만한 것이 있다. 바로 4차 산업이다. 

이는 기계에 인간과 같은 지적능력을 부여하는 지능정보기술이 핵심이다.

앞으로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제조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는 시대가 온다는 말이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 선진국들은 이미 기초단계의 기술을 상용화에 들어갔고, 기술발전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성장한계에 다다른 글로벌 산업경기와 맞물린 새로운 먹거리 선점 경쟁으로 인해 시기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4차 산업이 확산되면 현재 제조업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울산은 더더욱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될 것이다. 로봇에 일자리를 빼앗길 근로자가 늘어날 것이다. 3D 프린터가 집도 하루 만에 뚝딱 만들어 내는 시도도 이미 성공했다. 그렇다고 새로운 물결을 거부하며 마냥 손을 놓을 수 없지 않는가. 

오히려 4차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4차 산업의 중심이 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것인지, 몰락한 제조도시의 길을 걸어갈 것인지, 선택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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