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란 자연한의원 원장

이제는 겨울 찬바람은 흔적도 없이 봄 햇살이 점점 더 따뜻해지고 있다. 연초록의 어린 이파리들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가 싶더니 벌써 제법 무성하게 나무를 덮을 정도로 자라나 있다.

이렇듯 생명이 싹을 틔우고 자라나는 데는 따뜻함이 꼭 필요한 모양이다. 추운 겨울날에는  아무리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도 싹이 얼굴을 내밀 기미조차 보이지 않더니, 계절이 바뀌면서 햇살이 따뜻해지고 이에 얼었던 땅이 녹으니 저절로 싹이 올라오고 이파리가 피어나지 않는가!
아이를 잉태하고 열 달 동안 키워서 출산하는 일을 맡은 자궁도 이러하지 않겠는가?

자궁(아랫배)이 겨울 땅처럼 차갑다면 아무리 씨를 뿌려도 싹을 틔울 수 없는 것은, 자연의 이치가 인체에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가끔, 아무리 애써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내원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 중에는 양방 산부인과에서 이러저런 검사를 받았는데 임신이 되지 않는 원인이 없는 경우(자궁이나 난소, 난관 등 기질적인 병변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원임불명의 난임을 진단받고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은 분들도 있다.

그러한 보조생식술(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 받고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으면 한의원에 내원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여러 번을 시술받고도 임신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분들을 진찰해보면 아랫배가 차가워서 생리가 규칙적이지 못하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생리혈이 검고 덩어리가 지거나 생리 혈이 적은 경우, 냉이 많은 경우 등 다양하다.

자궁, 난소, 난관 등 생식기의 기질적인 병변은 없으나 아랫배가 차서 자궁, 난소도 온기가 적으니(그 부위의 체온이 낮으니) 여성 생식기의 기능(활동)이 원활치 않게 되어 임신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럼 왜 아랫배가 차게 되는 걸까?

심장에서 보내는 혈액이 충분한 양으로 아랫배까지 원활하게 가야만 자궁이 그 혈액을 받아서 영양을 채우고 기운도 충분하게 되어 생리가 원활해지고 임신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위장으로 조금 더 많은 혈액과 기운이 몰려 위장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듯 정신을 과다하게 쓰면(이 표현은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이 복잡해 신경을 많이 쓰는 일도 포함한다) 자연히 머리로 혈액순환이 몰리면서 아랫배로는 혈액과 기운이 덜 가게 되어 온기가 적어져 자궁도 자연적으로 그 힘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이런 저런 과다한 일로 마음과 머리가 복잡하고 바쁘게 사는 것은 자궁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이다.

또 바빠서나 속이 편치 않아서 아침을 거르며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하면 과식, 폭식, 군것질, 야식을 하는 습관으로 이어져 소화기능에 부담을 주게 되어 섭취한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일에 혈액과 기운이 쏠려 아랫배로는 혈액과 기운이 덜 가게 되고, 그러한 상태에서 섭취한 음식물은 깨끗한 영양과 기운으로 만들어 질 수 없으므로 자궁 또한 정미로운 영양(깨끗한 혈액으로 생각해도 된다)을 충분히 받을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낮 동안 활동은 과다하게 하고 밤에 수면으로 충전하는 시간을 부족하게 하는 날들이 계속되면 피로가 쌓이게 되니 자연히 인체 내의 자궁도 피로하여 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하겠는가.

이렇게 자궁, 난소의 힘이 약해지는 이유에는 일상생활 습관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먼저 본인의 생활 습관부터 살펴서, 올바른 습관을 들이면서 임신을 준비해보자.

그리고 원인 불명의 난임으로 고통을 받는 분들에게 한약·침·뜸 등의 한의약치료는 인체를 통합적으로 인식해 치료하므로 자궁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만들어서 자연임신이 수월해지도록 하며, 혹 자연임신이 어려워 보조생식술을 받더라도 그 성공률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한의약 난임 치료는 엄마의 건강, 자연 임신, 행복한 출산이 목표다.

울산 남구, 동구, 중구에서는 각 보건소와 협약해, 난임 여성들에게 한의약 치료를 무료로 지원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각 보건소에 문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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