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수
울산광역시 남부소방서장

신록의 푸르른 계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하는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일찍 찾아오는 무더위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밖으로 유혹하고, 강렬한 태양은 우리를 나무그늘로 숨어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름철 야외활동을 안전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첫째, 야영장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텐트 내 화기 사용으로 인한 질식사고다.  지금처럼 일교차가 클 경우 일몰 후 추위를 피하기 위해 텐트속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게 되면 산소결핍에 의한 치명적인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8건 중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3건의 질식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속 헤모글로빈은 우리 몸속의 산소를 뇌조직과 각 신체기관으로 운반해 생존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일산화탄소와의 결합력이 산소보다 250배 강하기 때문에 흡입하게 되면 산소의 운반능력이 감소하면서 질식에 이르게 된다.

만약 일산화탄소로 인한 질식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텐트 내 공기를 환기시키고 환자를 밖으로 대피시켜야 한다. 또한 환자에게 물과 음료, 약물을 주지 말고 신속하게 119에 신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일산화탄소 질식뿐만 아니라 위험요소는 또 있다. 바로 화기사용으로 인한 화재다. 화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음식조리 및 난방을 위해 화기를 취급해야 한다면 항상 주의해 사용해야 하며, 화재를 대비해 야영장내 소화기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야영장내 소화기 위치가 멀거나 없다면 차량소화기를 화기 취급장소 근처에 둬야 할 것이다. 소화기는 초기화재진압용이기 때문에 화재가 번지거나 소화기로 진압이 되지 않을 때에는 신속히 대피 후 119로 신고해야 한다. 

지난 2015년 3월 인천 강화도의 한 캠핑장에선 화재로 인해 6살 어린이 등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사례가 있었다. 소방당국은 텐트안 바닥에 깔린 실내 난방용 전기패널의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다. 잠자리에 든 새벽 시간에 발생한 화재는 단 3분만에 텐트를 전소시켰다. 이러한 불상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화재예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어린이 안전사고를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4~2016년) 야외 놀이 스포츠시설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가 총 6,438건이 발생했다고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어린이 안전사고는 대부분 캠핑장, 놀이동산, 레저시설 등에서 발생하는데 영아기 후 활동량이 많아지는 취학기로 갈수록 사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야영장은 나무, 텐트, 로프 등 물리적 충격이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 특히 어린이들은 위험한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대처할 판단력과 민첩성이 부족하므로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어린이가 자전거 등 레저활동 할 땐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 헬멧 등 보호장구를 반드시 착용시켜야 한다. 귀찮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들은 뼈와 신경 성장이 덜 돼 있기 때문에 성인과 같은 충격을 받았을 때 좀 더 손상에 취약할 수 있다.

야외활동시 물리적이 부상에 대비해 보호자는 항시 구급약품을 소지하고 부상발생시에는 119로 신고하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셋째, 기온변화에 주의하자. 여름철엔 기온이 올라가면서 열탈진, 일사병, 열사병 등의 위험이 높다. 열탈진은 더위 속에서 수분섭취 없이 장시간 노출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 다리 부종, 근육경련, 창백함, 오심 또는 구토 증상을 보인다. 강한 직사광선을 오래 받은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일사병에 걸리게 된다.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 무력감, 현기증, 심한 두통, 일시적 의식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인다. 열탈진과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 환자를 편안히 쉬게 한 후 물이나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열사병은 체온이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높아졌을 때 발생한다. 의식 장애가 올 수 있으며 혼수상태에 빠지기 쉽다. 주요 증상으로는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겁고, 심한 두통과 오한, 혼수 등의 의식장애가 있다. 뇌병증, 신부전, 간손상 등의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열사병이 의심될 경우, 열탈진과 일사병과 달리, 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시켜야 한다. 

여름철 야외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는 앞서 설명한 것 이외에도 다양하지만 아주 기본적으로 불조심을 생활화하며, 어린이 안전사고에 신경을 쓰고 날씨에 조금만 민감하게 대응한다면 안전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반드시 상황에 맞는 안전수칙을 지키고 생활화하여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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