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나’ ‘코피나’ ‘골치나’ 등 야릇한 별명이 붙은 자동차가 있었다. 1970년대 초 현대자동차가 조립 생산하던 승용차 ‘코티나’는 성능과 부품 결함으로 자주 고장을 일으켜 생긴 별명이었다. 
코티나는 본래 선진국의 아스팔트 포장 도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차였다. 당시 한국과 같이 노면상태가 고르지 않은 비포장 도로에서 코티나를 영업용 택시로 함부로 굴리다 보니 차체와 브레이크가 자주 망가졌고 마모율이 심했다. 이처럼 성능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차 수리 때 부품값이 비싼데다 공급물량까지 부족해 부품문제는 성능시비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후 현대자동차는 1974년 ‘포니(조랑말)’라는 고유모델을 개발함으로서 국내자동차 산업 선두 주자 자리를 굳힌다. 포니는 시판 첫해인 1976년 1만726대를 판매했다 ‘포니’를 남미에 처녀수출한 현대차는 후속모델 ‘포니 엑셀’을 생산해 1986년 한국자동차의 미국시장 대량수출길을 열었다.

1938년 탄생해 ‘딱정벌레’차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폴크스바겐차 ‘비틀(Beetle)’이 80여년 만에 단종된다는 소식이다. 폴크스바겐은 “비틀은 감성적이고 호소력을 지닌 대표 브랜드 이긴 하지만, 다음 세대로 이어질 차종은 아니다”면서 비틀 후속 모델을 개발 않고 단종하겠다고 밝혔다.

비틀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2,250만대 이상이 팔려 도요타 코롤라, 포드 픽업 트럭, 폴크스바겐 골프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으로 꼽혔다. 하지만 2012년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줄면서 계속 ‘단종설’에 시달려왔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전기차 개발에 집중,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팔아 세계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 자동차의 ‘조랑말 신화’가 어느날 사라졌다면 독일 자동차의 ‘딱정벌레’ 신화는 예상보다 오래갔다. 하지만 지상의 자동차는 이제 비행자동차 시대를 맞아 폴크스바겐의 날아다니는 딱정벌레 전기차가 언제 또 하늘을 주름잡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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