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짜리 딸 아이를 둔 가장이자, 울산 북구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다. 울산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현대차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가진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 동안 나는 현대차의 노사 분규에 대한 소식에 대해서는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자부(?)했지만 최근 신차 ‘코나’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뉴스를 보고 또다시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차가 출시를 준비 중인 소형SUV ‘코나’는 우리 가족의 첫 차로 점 찍어 둔 모델이기 때문이다. 

나와 같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고 소득이 그리 높지 않는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딸 아이가 자라나고 실어야 할 짐이 점점 많아지면서 세단보다는 실내공간이 넓고 실용성이 높은 SUV에 눈이 갔다. 그런 가운데 해외에서 포착된 코나의 세련된 디자인은 우리 가족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 충분했다.  

아직 가격이나 세부 제원 등의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나는 첫 차를 ‘코나’로 정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매일 인터넷 카페를 드나들곤 했다. 딸 아이도 ‘코나’가 벌써 우리의 차가 된 마냥 사진을 보여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할 정도다. 

그런 와중에 ‘코나’ 출시가 늦춰질 수 있다는 소식이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나는 현대차 노사가 어떠한 이유로 서로 대립하고 있는지 자세한 내막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사간의 문제로 인해 고객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차량의 출시를 늦춘다면 실망을 넘어 큰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노사 관계자는 현대차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우리 차’라는 인식은 점차 옅어지고 국내 소비자들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들이 더 많이 흘러나온다. 이런 와중에 신차 출시마저 연기된다면 부정적 인식은 더욱 깊게 각인될 것이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안지역의 지명을 따온 ‘코나’가 앞으로도 좋은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길 바란다. 또한 누구보다 ‘코나’가 우리 가족의 첫 차가 되길 바라며 현대차 노사의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