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탄생한 새 정부
미래 핵심 성장동력 IT와 시너지 기대 
울산도 IT와 더불어 진일보 하길 고대

김혜경 울산발전연구원 미래전략팀

IMF가 닥치며 나라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어 온 국민이 실의에 빠져 있을 1998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위기의 국가경제를 살리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IT를 택했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옳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집권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창출에 가장 높은 정책 우선순위를 뒀다. 근자에는 자국민에게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보수가 높은 IT 관련 일자리를 마련하는 ‘테크하이어(TechHire)’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정권이 바뀐 지금도 사업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새정권과 대통령에게 IT는 차세대성장동력, 신성장동력, 미래성장동력 등 이름표를 달리해 왔지만 핵심 먹거리였고, 일자리 창출의 보고였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에게 IT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산업이고, 다른 산업과의 깊숙한 융합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IT가 핵심인 경제정책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연말부터 대 혼란과 변혁의 시간을 함께 겪어냈고, 현재는 새로운 대통령과 허니문 기간을 보내고 있다. 새대통령에게 국민의 기대와 바람이 충만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탄생한 새정부에 대해 IT업계 또한 기대가 크다. 
IT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울산광역시는 김기현 시장이 취임하면서 비로소 시의 정책 차원에서 IT융합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시 출연연구기관인 울산발전연구원의 원장으로 IT전문가가 임명됐고 관련분야 연구자가 충원되면서 울산의 IT융합 정책 연구가 촉발됐다. 지난해에는 울산지역 ICT 사업의 기관차 역할을 할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출범했다. 

후발주자는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린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IT는 문화다. 이제는 기술중심으로 IT를 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울산시는 2021년까지 860억원을 들여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시티’ 구축에 나섰다. 스마트 시티는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모바일 등을 기반으로 도로 전력 물 환경 등의 인프라 시설과 도시의 각종 서비스를 연결하는 고효율·친환경 도시를 말한다. 시는 재난·안전과 교통, 산업·에너지, 문화·관광, 생활·환경, 인프라·운영 등 6개 분야 관련 정보를 스마트 시티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생각해보자. 이중에서 우리네 삶과 직결되지 않는 것이 있는가? 시민들의 삶의 행태와 인식을 변화 시키는 많은 것이 IT에 기인한다. IT가 우리의 인식과 삶의 행태, 그 특성을 규정한다면 이는 단일 산업도 일련의 기술도 아닌 문화로써의 이해가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 IT기업인 애플의 스티븐잡스가 자서전을 통해 그의 문화적·철학적 소양에 관해 쓴 것 또한 사회 변혁을 견인하는 IT의 문화적 힘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스마트팩토리도 다르지 않다. 이전에 가동되던 제조업 공장의 운영과 일하는 방식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온다. 이러한 변화가 기술의 개별적 발전이나 빠른 IT시스템 도입의 차원이 아닌, 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命名)되는 이유는 상호연결과 보완을 통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필자가 IT에 대한 기술편향적 시선을 경계하고 문화적 접근을 강조하는 것은, 울산이 산업수도로 성장하기 까지 역할을 해온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이로 인해 경직된 인식과 창업생태계가 개방·참여·공유와 융합을 외치고 중소기업의 창의와 혁신, 다양성을 부르짖는 IT의 태생적 특징을 수용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이 IT가 강한 지역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IT에 의해 강해지는 지역이 되기를 기대한다. IT 인프라가 갖추어지는 만큼 잘 활용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도 함께 성숙돼 IT에 의해시민들의 삶과 문화가 진일보하길 고대한다. 나아가 그간 국가와 지역의 경제발전에 기여해왔던 울산이 제조업 부활의 중심이 되길 새정부 출범과 함께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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