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 착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여부를 유전자(DNA) 변화로 살피는 연구가 추진된다.

성주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아 가습기 살균제가 'DNA 메틸화'(DNA methylation)를 일으켰는지 등을 분석하는 연구에 착수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진행 중인 서울대 연구윤리위원회 심사만 끝나면 바로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해 이르면 6개월내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DNA에 '메틸기'라는 소분자가 붙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DNA는 신체로부터 오는 생화학적 신호에 과잉 또는 과소 반응하게 된다.

DNA 메틸화 등 후성유전체 변화는 한번 발생하면 평생 이어지며 DNA가 복제될 때도 그대로 전달돼 때에 따라서는 몇 대에 걸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연구팀은 국제암연구소(IARC)와 공동으로 흡연에 따른 DNA 메틸화를 연구해 일부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번 연구도 당시 성과에 착안해 계획됐다.

현재 정부에 신고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5천566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천181명이다. 사망자 가운데 정부가 관련성을 인정한 사례는 18%인 982명에 그친다.

시민단체들은 이 수치가 피해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정부 연구용역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5만명가량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으며. 시민단체나 연구자들은 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한다.

그간 가습기 살균제 탓에 피해를 보고도 '흔적'을 찾을 수 없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돼왔다. 이번 연구를 통해 DNA 메틸화로 피해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열리면 이런 문제는 상당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성 교수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현재 방법으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라며 "DNA 메틸화 등 후성유전체 변화는 평생 가기 때문에 연구를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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