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신항서 이틀째 시위 "당장 생계가 막막…빠른 피해보상 바란다"

 

27일 세월호 기름 유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진도 주민들.

"쌈짓돈까지 전부 헐어서 써버렸는데 당장 생계를 어떻게 꾸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애원해도 답이 없습니다.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전남 진도 동거차도 어촌계장 소명영(55)씨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전남 목포신항 앞에 내놓은 한 무더기의 미역을 가리키며 한숨을 토해냈다.

소씨와 동거차도 주민들은 정성껏 수확하고도 팔지 못한 미역을 길바닥에 펼쳐놓고는 이틀째 울분을 쏟아냈다.

세월호 인양 때 흘러나온 기름에 미역양식장 오염 피해를 본 소씨와 주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어제오늘 현장수습본부가 꾸려진 목포신항 앞 도로에 주저앉아 "생계 보장"을 목청껏 외쳤다.

소씨는 "생계비는커녕 밀린 인건비도 못 주는 형편"이라며 "세월호가 침몰했던 2014년부터 3년 동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정부든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든 피해액이 집계됐으면 중간 정산이라도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우리가 바라는 건 빠른 보상일 뿐이다. 어떻게 두 달이 넘도록 아무런 말조차 없느냐"고 울분을 토해냈다.

진도군은 세월호 인양 당시 기름 유출로 양식장 등 1천601㏊가 오염됐고, 주민 등이 55억원에 이르는 금전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보험사·진도군·어민 등이 합동 조사한 결과로 미역피해액 산정 기준은 1뭇당 12만원이다.

어민들은 "1년 살림을 책임지는 미역양식장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도 피해보상은 뒷전입니다. 100여 명의 작은 섬 동거차도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의 눈물을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이날 '문재인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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