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자원 출발점 될 수 있는
우리 주변 작은 일상들
스토리텔링 제작에 알맞고
주변 공감 이끌기 쉬워
모든 이야기가 소재인만큼
발표의 장 만들어보자

권태목
울발연 미래전략팀 전문위원

‘아깝다’라는 말의 뜻을 국어사전을 통해 살펴보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잃어 섭섭하거나 서운한 느낌이 있다’, ‘어떤 대상이 가치 있는 것이어서 버리거나 내놓기가 싫다’, ‘가치 있는 대상이 제대로 쓰이거나 다루어지지 못하여 안타깝다’라는 뜻으로 설명 되어 있다. 이 가운데, 두 번째 의미의 것을 가지고 오늘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같은 알타이어계인 일본에도 이런 의미의 단어가 있는데 바로 ‘못타이나이(もったいない, MOTTAINAI)’라는 단어다. 일본 단어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와 관련된 운동이 바로 이 단어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2004년 환경분야에서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지난 2011년 영면한 케냐인 여성 왕가리 마타이 여성이 바로 이 단어를 전 세계에 알린 사람이다. 그녀는 아프리카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해 10만명 이상이 참여한 나무심기 활동을 했고 정부의 탄압에도 그러한 운동으로 심은 묘목은 4,000만 그루에 이르렀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그린벨트 운동을 통해 환경보호와 민주화 운동을 지속한 것으로 노벨상을 받은 그녀는 2005년 2월 일본 마이니치신문사 초대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었고, 여기서 일본어 못타이나이(もったいない, 아깝다)라는 단어의 뜻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녀는 이 단어가 오래 동안 추진해 왔던 자원의 유효활용을 표현한 3R(Reduce, Reuse, Recycle) 운동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로 인식했으며, 이 단어를 환경운동의 세계 공통어로 넓히기를 제안하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 달 뒤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여성 지위향상위원회, 같은 해 7월에 열린 세계 뮤지션의 의한 아프리카 구호 콘서트(LIVE8)에서도 그녀는 못타이나이를 전세계에 발신했다. 이 못타이나이 캠페인은 지구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라이프스타일과 지속 가능한 순환형 사회구축을 목표로 세계적인 활동을 전개 하고 있으며, 친환경제품 판매, 연구소 설립, 환경 투어, 환경 스쿨 등 폭넓은 컨텐츠를 확보하면서 ‘순환사회형 환경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또한 우산 재사용 프로젝트, 쓰레기봉투 감소 프로젝트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실천했다. 

이 캠페인은 현재까지도 이어질 정도로 지속성과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과를 보여 공익마케팅은 단발성 행사로 끝난다는 단점을 극복하여 상업성과 공익성을 함께 갖추고 지속성을 가졌다는데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아깝다’라는 말의 뜻을 생활 속에 적용시킴으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 그 성공의 한 요인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아깝다’라는 말의 활용을 환경 분야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인문학적 삶 속으로도 가지고 오면 어떠할까라고 생각해 본다. 최근 관광활성화, 공동체 활성화라는 화두 속에서 스토리텔링이 뜨고 있다. 그런데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 하는 경우가 많다. 
롤프 옌센은 꿈과 감성이 지배하는 21세기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담긴 제품을 소비자가 구매하게 되며, 소비자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은 부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이 스토리텔링은 소비를 자극하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앞에서 언급한 여러 분야에서 이 스토리텔링은 매우 중요한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스토리텔링을 원활히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주변의 작은 것들을 우선적으로 아까워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떠할까라고 생각해본다. 우리가 경험하고 행하여 왔던 작은 일들과 주변의 것을 소중하게 생각해 스토리로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공감을 이끌기가 쉬울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스토리텔링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 성북구이다. 성북구는 매년 스토리텔링 발표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겪은 일들을 바탕으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발표하는데, 매년 그 열기가 뜨겁다. 스토리텔링이라고 하여 엄청난 재미가 있어야 한다거나 소설처럼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일상에서 그 이야기의 출발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주변의 일상을 너무 쉽게 버렸던 것은 아닐까? 이런 작은 일상들을 아깝다라고 생각해 본다면,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자원발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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