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시인·학교경영컨설턴트

지난해 10월엔 65세 이상 노인이 14세 이하 어린이를 추월하는 ‘실버크로스’가 일어났다. 이처럼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 노인 및 예비노인의 노년기 가족생활에 대한 의식변화, 가족의 노인부양 의식 약화, 미혼 및 이혼 가구 급증 등의 인구사회적 변화로 인해 독거노인 인구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2007년 93만여명에서 2010년에는 105만여명 그리고 2016년에는 144만여명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해 노인인구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독거노인 인구는 자녀 별거가구의 증가, 노인의 성별 평균수명 차이, 베이비부머 등 예비노인층의 미혼 및 이혼가구의 급증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해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17년엔 151만명,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2026년엔 236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후에도 독거노인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30년에는 282만명, 2035년에는 243만명으로, 향후 20년 내에 독거노인인구는 현재의 2.38배에 이를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그리고 201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가구 중에서 1인 독거노인 가구는 122만 3천여 가구로서 노인 가구의 3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수와 비율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독거노인 인구의 빠른 증가는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노인인구 집단의 증가를 수반한다. 그 이유는 독거노인은 다른 노인집단과 비교했을 때, 소득, 건강, 사회적 관계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취약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5년)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월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경우가 49.5%에 이르고 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호를 받는 독거노인은 15.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거노인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다른 집단에 비해 높지만 의료기관 이용률과 치료약 복용률은 상대적으로 낮고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도 17%에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에 필요한 간병과 수발을 받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건강생활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독거노인의 절대다수가 생존자녀가 있으나 자녀와 주1회 이상 접촉하는 비율은 1/3 정도에 불과하며, 자녀로부터 적절한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다른 가구형태의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학대 현황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2006년 2274건에서 2015년 3818건으로 9년 사이 68% 늘어났고, 자살위험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체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독거노인의 여가와 사회활동 참여, 주거생활 등 생활 전반에 걸쳐 다른 노인인구 집단에 비해 생활상의 문제와 복지욕구가 상대적으로 높게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독거노인은 다른 노인인구 집단에 비해 어려운 생활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사회적 지지망의 부재로 인하여 공식적 사회보호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몇 가지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제한적이다. 독거노인지원서비스라는 틀 안에서 공식적 보호를 받고 있는 독거노인은 2016년 현재 총 38만 4천여명으로, 전체 독거노인의 27% 정도에 그치고 있다. 

한편 독거노인에 대한 행 · 재정적 지원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2015년 11월1일에 개설된 울산여성의전화 부설 울산노인상담소 봉사자들의 ‘독거노인 반찬나눔봉사’ 사례는 초하의 계절에 한 줄기 소나기처럼 청량하다. 

울산노인상담소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 일자리, 법률, 복지문제 등에 대해 전화상담, 방문상담, 집단상담, 또래상담 등을 통해 노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다. 노인심리상담사들이 상담하는 과정에서 기초수급이나 차상위 단계에도 속하지 못하고, 자녀들이 있어도 자녀들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며, 국가지원 혜택부분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들을 찾아 반찬나눔봉사를 하면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여성의전화 소속 운영위원, 노인심리상담사 등 30여명이 개인별 사비를 출연해 반찬가게를 공동 운영해 그 이익금을 독거노인 10여명에게 1년간 무료로 반찬나눔봉사를 하면서 그들의 상담자가 되고, 친구가 돼 힘들고 외로운 삶에 따뜻한 동행을 하고 있다. 

울산노인상담소에서는 인간 사랑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독거노인 반찬나눔봉사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을 수립하고 있어 행정지원 체계가 미비한 불경기 세태 속에 인간애가 더욱 싱그럽게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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