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입성에 전력 다할 것”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 올라
  수상 놀랐지만 韓 자부심 느껴
  무용 힘드나 새 발견 재미 쏠쏠 
  동양인 무용수 이름 알리고파”

 

‘2017 발렌티나 코즐로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성민 군은 “매번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간다. 한국 무용수로서 세계무대에 오르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제 저에게 있어 현대무용은 놓치기 싫고, 포기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2017 발렌티나 코즐로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현대무용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성민(울산예고3) 군의 소감이다.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김성민 군.

김성민 군은 지난 4~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심포니 스페이스 극장에서 열린 콩쿠르에 출전, 쟁쟁한 국제 무용수들 사이에서 대상의 쾌거를 알리고 울산으로 돌아왔다.

국제무대에서 당당하게 대상을 거머쥔 19살 소년의 마음은 어땠을까. 

22일 만난 성민 군은 수상자로 발표되던 당시를 생각하며 “정말 당황스러웠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같이 대회에 나간 형, 누나들의 수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이름이 불려 다들 깜짝 놀랐다”면서도 “오히려 외국 무대라서 그런지 편안한 분위기였고, 평소보다 컨디션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인이 몇 명 없었는데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성민 군이 이번 콩쿠르에서 선보인 작품은 총 2개. 그 중 ‘그 사이의 얇은 선’이라는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통해 탄생한 무대로, 성민 군만의 섬세한 아다지오 동작들과 파워풀한 움직임의 조화가 돋보인다.

성민 군에 따르면 현장의 심사위원들이 아무런 말없이 그에게 엄지를 치켜들기도 하고, 가까이 다가와 ‘선이 예쁘다, 잘 봤다’ 등의 칭찬을 건넸다고 한다. 또, 대회가 끝나고 호텔에 머물던 날에는 로비에서 만난 한 심사위원이 자신의 한국인 제자를 소개시켜줘 반가웠다고 성민 군은 말했다.

현재 그 누구보다 시계가 빨리 돌아가고 있는 성민 군의 하루는 하교 후 본격 시작된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무용 연습은 새벽까지 이어지기 일쑤다. 정규수업과 이후 개인적인 무용연습 그리고 틈틈이 정해져있는 각종 대회 출전까지. 

“이번 콩쿠르와 각종 대회 준비를 하면서 3년 치 인생을 먼저 산 것 같다”고 말하는 성민 군은 울산예고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로의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순간의 정확한 포인트를 집어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성민 군은 “무용은 힘들지만 재밌고, 늘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인은 물론 동양인 무용수를 찾아보기 힘든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에 들어가는 게 꿈”이라며 “현대무용수 ‘김성민’으로 알려질 그 날까지 끊임없이 연습해 갈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상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이지만 성민 군은 오는 7월 19일~23일에 열릴 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위해 다시 혼자만의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한국 무용수로서의 큰 날개를 펼칠 그의 앞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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