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서 '삼성합병' 관련 증언…"'경영권 승계 목표' 주장은 각색한 것"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 2일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임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옛 삼성물산 주주인 일성신약에 주식매수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신 삼성물산 사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재판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2015년 7월 6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를 만난 것과 관련, "주식을 얼마에 사준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대표의 진술과 상반된 것이다. 윤 대표는 법정에서 김 사장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삼성 측과 주식 매수가격 협상을 벌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윤 대표는 M 증권사 사장이 '삼성에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며 매수 목표 주가를 말해보라고 해 9만원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7만5천원 이상은 줄 수 없다. 9만원과 7만5천원의 차익은 다른 방안으로 보상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해 김 사장은 "윤 대표와 증권사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저희(삼성)가 먼저 제안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성신약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현실적인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삼성 측으로부터 7만5천원, 9만원과 같은 주식 매수가를 제시받았다는 윤 대표의 증언에 관해서도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또 김 사장은 이후에 이뤄진 윤 대표와 만남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며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윤 대표의 증언도 반박했다.

그는 "윤 대표가 '합병 목적이 경영권 승계'라고 언론에 (말)하고 다녔다"며 "그래서 김종중 미래전략실 사장이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윤 대표가 본인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것처럼 각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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