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가지 도로에서 또다시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어제 오전 동구 서부동 솔밭삼거리 6차선 도로에서다. 크기가 지름 6m, 깊이 2m 정도로 최근 지역에서 발생한 싱크홀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다행히 차량 통행이 적은 심야시간대에 발생, 싱크홀로 인한 사고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고 하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최근 울산 시가지 곳곳에서 땅꺼짐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올 초에도 남구 삼산동에서 지름 60㎝, 깊이 1.5m 크기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지난해 12월에도 남구 달동 킴스마트 맞은편 인도에 길이 2m, 깊이 1.8m 가량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 2014년 8월에도 중구 명륜로에서 가로 2m, 세로 1.5m, 깊이 1m의 싱크홀이 발생해 지나가던 승용차가 빠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도로에 구멍이 뚫리는 싱크홀은 시민들에게 그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다. 발밑이 언제 어디서 꺼져 내릴지 모르니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싱크홀은 원래 석회암이 물에 녹아 구멍이 생기는 지질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석회암 지대가 아닌 울산지역에서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부실한 도시 개발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어제 발생한 싱크홀의 원인은 노후 된 하수관의 누수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로 아래에 묻힌 오래된 하수관이 파손돼 물이 새면서 약해진 지반이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 초 삼산동 등에서 발생한 싱크홀 사고를 비롯한 대부분의 울산지역 싱크홀 사례도 노후 된 하수관로의 누수 때문이었다. 울산지역의 2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은 538㎞로 전체 4,058㎞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도시 곳곳이 지뢰밭이다.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노후 하수관 1㎞당 1곳 가까이가 싱크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한다. 울산지역은 1㎞당 1.84곳 결함을 가져 전국에서 3번째로 결함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하수관 정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언제든 ‘싱크홀'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울산시와 각 지자체들이 싱크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울산시가 올 초 실시한 바 있는 지반탐사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겠다. 필요하다면 싱크홀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차량 통행이 많은 시가지 도로에서 갑자기 땅이 꺼져버린 다면 어떤 참사로 이어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노후한 상하수도관 교체 뿐 아니라 시가지 주요 도로, 삼산지역 등 연약한 시가지 지반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싱크홀을 예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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