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양산·밀양 1,000m↑ 고봉
억새군락지 연결 30km 둘레길

간월재~영축산 이르는 1구간
33m 홍류폭포 무더위 날리고
아찔한 공룡능선 칼바위쪽 신불산
임도로 오르는 간월재 풍광 ‘일품’

영축산~배내골~죽전마을 2구간
죽전마을~제약산~천황산 3구간
천황산~능동산~배내고개 4구간
간월재~배내재  5구간도 ‘명품뷰’

늦은 장맛비가 오락가락한다. 여름 햇살에 완전 노출된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을 걷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름 하늘억새길은 나름의 매력이 넘친다. 2017년 울산방문의 해 특별기획 ‘울산이 부른다! GO!GO!' 10번째는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이다. 

 

영남알프스는 울산의 신불산 간월산 가지산 고헌산등 1,000m 고봉들이 주인공이다. 사진은 간월산 공룡능선에서 바라본 언양과 울산방면 파노라마 사진. 오른쪽이 신불산 공룡능선이다.

# 알프스의 도시 울산

울산은 알프스의 도시이다. 간월산과 신불산, 가지산, 고헌산, 능동산, 배내봉 등 1,000m에 이르는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다. 양산의 영축산과 밀양의 재약산 천황봉 사자봉을 아우르면 ‘영남 알프스'가 된다. 이들 고봉들의 억새 군락지를 연결하는 약 30㎞ 길이 ‘하늘억새길'이다.
 

신불산 공룡능선의 칼바위.

여름 ‘하늘억새길'을 걷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름 억새길 만의 매력이 있다. 
외지 방문객들이 하루 만에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을 만끽할 수 있는 1구간 간월재~영축산 구간을 소개한다.

배내골에서(사슴목장, 또는 신불산자연휴양림) 차량으로 간월재에 오르는 구간이 있지만 산림보호를 위해 양산국유림사무소가 길을 막아 놓았다. 이 때문에 산행은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홍류폭포를 거쳐 간월재에 오른 후, 영축산 쪽으로 이동해 삼남면 가천리로 내려가는 길을 잡아야 한다.

길머리 홍류폭포 쪽으로 오르는 길 계곡의 물소리가 예전만 못하다. 가뭄이 길어진 탓이다. 홍류폭포는 신불산 정상과 공룡능선 사이에서 시작된 물줄기다. 장마를 거치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낼 것이다. 폭포의 길이는 약 33m정도. 한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홍류폭포 좌측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가면 공룡능선 칼바위를 거쳐 곧장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간월재로 가려면 다시 되돌아나가 계곡을 따라 올라야 한다. 10여분을 오르다 보면 임도를 만난다. 여기부터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하늘억새길 간월산~간월재~신불산 구간.

간월재를 눈앞에 둔 지점에서부터 구름 속이다. 바람을 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한 낮은 구름들이 간월산, 신불산 능선을 넘지 못하고 정체된 것이다. 

하지만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여름 간월재는 또 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다. 무릎크기 만치 자란 억새들이 거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장엄 그 자체다.

 

간월산에서 출발한 패러글라이딩.

# 간월재에서 신불산, 간월산 정상 갈려

간월재에서 간월산과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북쪽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간월산, 남쪽으로 갈을 잡으면 신불산, 영축산 능선길이다. 간월재에서 시작해 신불산 정상을 거쳐 영축산까지 이르는 길이 바로 하늘억새길 1구간이다. 신불산(해발 1,209m)은 울주군 상북면과 삼남면, 양산의 하북면 일대에 걸쳐있다. 

특히 산정상부에 넓은 벌을 형성하고 있는 신성하고 밝은 산이다. 정상에서는 동쪽으로 언양과 울산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신불산 정상엔 나무데크와 고무재질의 계단 통로 등 등산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이 시설들 덕에 억새들은 등산객들의 거친 발에서 안전할 수 있다.

신불산 정상부 바로 밑으로 신불공룡(칼바위)을 볼 수 있다. 기묘한 암릉들이  자태를 뽐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남쪽 영축산(취서산) 쪽이 신불평원이다. 가을이 되면 신불평원은 수채화처럼 하얗게 펼쳐질 것이다. 신불재와 영축산사이의 330만㎡(100만 평)의 억새 군락지는 재약산의 사자평, 양산 천성산 화엄벌과 더불어 영남알프스의 억새능선을 대표한다. 

영축산 쪽으로 난 고무데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영축산과 가천리 등산로 갈림길이 나온다. 곧장 내려가면 삼남면 가천리다.

 

간월산 목화석(규화목).

# 간월산~ 배내봉 코스도 추천

1구간 출발지인 간월재와 이어진 배내재(680m) 까지 5구간도 하루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최근 배내골로 통하는 도로가 확장되면서 상북 석남사 길을 통해 배내재로 오르는 길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간월재로 오르는 많은 이들이 배내재를 출발지로 하고 있다. 

배내재에서 간월산으로 오르는 초입은 밋밋하다. 배내봉까지 온통 나무데크를 설치해 놓았다. 나무데크는 끝 간 데 없이 이어진다. 배내봉에만 올라도 확 트인 사위를 감상할 수 있다. 동쪽으로는 등억온천지구와 언양시가지, 멀리 울산도심과 울산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이 눈앞에 펼쳐지고 그 너머로 켜켜이 준봉들이 줄을 서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면 가지산 봉우리와 쌀바위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영남알프스 준령들에서 살짝 비켜난 고헌산도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그 아래로 너른 상북 언양 들판이다. 

신불산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

# 하늘억새길 5구간 모두 ‘명품’

소개한 1, 5구간 외에도 하늘억새길은 3개 구간이 더 있다. 영축산에서 배내골 청수좌골을 거쳐 죽전마을까지의 2구간, 죽전마을에서 다시 제약산을 올라 천황산으로 이르는 3구간, 4구간은 천황산에서 능동산을 거쳐 배내고개까지다. 

2구간의 백미는 가을 내내 은빛물결로 넘실댈 거대한 평원 단조늪이다. 이 평원 한쪽에는 단조산성(丹照山城)의 잔해들이 있다. 임진왜란 때 관군들이 주둔했던 곳이다. 3·4구간은 재약산을 둘러싼 습지 사자평이 압권이다. 해발 700m에 위치해 구름이 늘 머물며 물기를 뿌리고, 늪 주변이 광활한 평원이다. 

벌써 억새가 나폴나폴 춤을 추는 가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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