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정
취재 2팀

‘울산의 유흥 1번지’로 불리는 남구 삼산에 위치한 G&갤러리가 개관 2년 만인 이달 말 문을 닫는다.

이유는 ‘경영난’이다. 

삼산동에 위치한 갤러리가 폐관하는 것은 지난해 선 갤러리에 이어 두 번째이다. 

술집과 모텔에 둘러싸인 곳에 있는 G&갤러리는 삼산에 있는 유일한 순수문화공간이었다. 

지난 2년간 ‘이런 곳에 갤러리라니…’라는 반응은 꾸준히 이어졌다.

결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서양화가 출신 관장은 참신한 기획력으로 지역 화랑계에서는 뚜렷한 색채를 고수해왔다는 평을 받아왔다.

전시장이지만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해, 기획가와 손잡고 ‘영화’ 프로그램을 기획해 영화 상영과 함께 담론도 형성했다. 

더불어 브런치콘서트, 판소리 공연, 인문학서적읽기 책모임 등 공연, 인문학까지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했다.  

20년 미술교육자로서의 경험을 살려 정부지원 사업도 이어갔다. 

이렇듯 G&갤러리는 울산의 최고 유흥가 한 중심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문화도시를 열망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 전시공간이지만 울산의 진보 예술가들이 모여 문화예술을 논하고, 아이들에게는 미술의 ‘싹’을 피워주던 곳이었다.

지역 작가들을 아우르려는 노력이 컸던 갤러리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니 울산지역 문화예술의 척박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기초예술 즉, 순수예술이 사라지고 있다. 

미술계에는 ‘갤러리 비즈니스의 맛을 본 사람은 다른 사업은 아예 못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떠돌고 있다. 분명 갤러리, 공연장 등 각종 문화시설은 ‘비즈니스’가 아닌 ‘예술인 마인드’로만 운영될 수는 없다. 

‘예술인 마인드’를 가진 문화시설 운영자가 발이라도 붙일 수 있는 울산문화예술계 풍토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