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외국어고등학교 오말례 교장]

 전국 최초 학생주도형 봉사활동
 학생 원하는 강의 설계·강좌 개설
 유네스코동아리 활동 ‘동화번역’
 5개 언어 번역 다문화 학생 지원
 전공어 관련 국가 학교 자매결연
“외고 폐지는 4차산업혁명 역행
 특목고 목적 부합하는 교육 노력”

울산외국어고등학교 오말례 교장은 외고의 특성을 살려 일반 학교에 비해 외국과의 다양한 교류 사업을 통해 학생들을 글로벌 리더 자질을 갖춘 고급 인재로 육성하고 있다. 오 교장이 교내 정원에서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울산외국어고등학교(교장 오말례)는 2010년 3월 영어과, 중국어과, 러시아어과, 일본어과, 아랍어과로 개교했다. 아랍어과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울산외고에만 개설돼 있으며, 전국 단위로 매년 25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울산외고는 공립 특목고로서 사립 특목고에 비해 학비가 저렴해 적은 비용으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교실, 기숙사, 학습실 등 학생 생활공간이 쾌적하고 교실과 특별교실, 기숙사, 체육관 등 모든 건물의 동선이 효율적으로 연결돼 있어 생활하기에도 아주 편리하다.

울산외고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속가능 발전교육 연구학교로 지원 받았다.
이 학교는 학교특색교육으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해피 쉐어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말례 교장 선생님을 만나 학생들의 다양한 지역 발전을 위한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울산외고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이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창의인성교육의 일환으로 교사들의 책 소개(교사 책 Dream)와 학생 훈화 교육(Leadership Training)과 연구발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과 고매한 인격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다양한 분야의 유명강연을 시청하면서 인격수양을 통한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맞춰 자질 있는 세계시민육성에 맞는 리더를 양성하고자 국제이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 강사의 특강, 원어민을 통한 문화교육 등을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특색있는 심화방과후를 제공해 학력 향상과 연구자로서의 자질도 함양하게 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배운 지식을 활용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다양한 활동에 대해 소개한다면?

▲울산외고의 특색 사업 중 가장 눈 여겨 볼 활동은 ‘지역봉사데이! 해피데이!’이다. 이 활동은 매주 토요일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울산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게 무료강의를 해주고 있다. 이 활동은 학생들이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배운 많은 지식을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환원한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시작했으며, 올해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전국 최초의 ‘학생주도형 교육과정 연계 봉사활동’으로 학생들은 매년 학년 초에 스스로 강의를 설계, 계획해 강좌를 개설하고 초·중학교 학생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전공 언어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강의하고 있다.

전공어 기초부터 가르치는 ‘함께해요 아랍유’, ‘외고생 러시아어’, ‘도키도키 니혼고’, ‘요리하며 영어하며’ 등의 강좌도 있고, 이 밖에도 ‘걸어서 세계속으로’, ‘외국어 미술랜드’‘디즈니 영어학습’ 등 문화 체험과 교육 콘텐츠를 담은 강좌들도 있다. 이 모든 강좌는 무료로 1년 동안 진행되며, 강의 내용도 알차서 울산 전역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이 아주 활발하다고 하는데, 그 중에 대표적인 울산외고의 유네스코동아리에 대해 자랑한다면?

▲유네스코의 대표적인 활동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은 ‘동화 번역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가족부의 ‘2015 청소년 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지원해 지역사회 개발, 개선 부문에 관내 유일 고교생 동아리 단체로서 선정돼 활동 후원금을 받으면서 시작돼 지금까지 매년 실시하고 있다.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은 한국의 전래동화를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 아랍어, 일본어 등 5개 언어의 동화책 번역본으로 제작해 다문화 가정의 어린이들과 지역 다문화지원센터에 기부하면서 다문화 인식 개선 캠페인까지 겸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이 번역한 작품은 ‘처용가’, ‘아사달과 아사녀’, ‘만파식적’,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어린이들이 상상력을 펼치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사회적 편견을 잘 이겨내기를 바라는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의 마음이 담긴 작품이다. 또 번역할 작품 선정 시 울산지역의 동화를 선택해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자는 아이디어는 교사들도 기특해 할 정도이다.

이 밖에도 유네스코 동아리 학생들은 전국 단위의 유네스코 협동학교 역량 강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유네스코의 대표적 사업인 레인보우 청소년 세계시민 프로젝트 보고서 작성에도 매년 참가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울산외고는 원어민과 협업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고’라는 특수성으로 일반 학교에 비해 외국과의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몇 가지 소개를 한다면?

▲학교에 개설된 다양한 전공어와 관련된 국가들의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방문을 하고 있다. 영어과는 영국 노팅햄 아카데미와 MOU를 체결해 매년 상호방문하고 있으며, 중국어과는 광저우 월수외국어고등학교와 격년으로 상대학교를 방문해 홈스테이 및 문화교류 활동을 해오고 있다.

러시아어과는 모스크바 34번 학교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격년으로 겨울방학 중 7~10일간 양교 학생들의 교육문화 상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어과는 구마모토 토료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체결해 상호교류를 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아랍 국가를 비롯해 몽골, 태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매년 10회 정도의 해외문화 교류단이 본교를 방문해 본교는 한국과 울산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문화 사절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신 정부에서 자사고와 외고 등을 폐지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외고의 존재 필요성을 얘기한다면?

▲외고가 외국어에 능숙한 고급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서 벗어나 대학 입시에 편중돼 운영해 왔다는 여론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것이 외고라는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기에는 미흡하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초연결사회에서는 국경이 사라지고 전 세계는 하나가 된다. 이런 면에서 외국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언어권 문화를 익힐 수 있는 외고의 교육과정은 미래 인재 육성에 큰 강점이 될 수 있으며, 글로벌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프리패스를 획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외고 폐지 정책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오히려 반하는 정책일 수 있다. 현재 제기되고 있는 외고에 대한 비판을 수용하고 이를 보완하며 개선해 나가는 방향으로 외고에 대한 정책이 수립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울산외고가 앞으로 나아갈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울산외고는 지금까지 외고의 설립목적에 충실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왔으며, 그 결과 울산외고가 지역의 명문고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타 지역으로의 인재 유출 차단은 물론, 외국어에 능숙한 지역인재 양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울산외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 설립의 ‘특수한 목적’에 부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갖춘 고급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