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전 타결위해 매일 실무교섭
노사 한치 양보없이 감정적 대응
노조, 대표이사 교섭 참여 촉구

사측 “위기극복 위해 달라져야
상여금 월할 반대는 양심 문제”

 

 

현대중공업에서 노사 교섭 대표들이 2016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갖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작년 임단협과 올해 임협을 통합해 교섭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 노사가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노사 모두 여름 휴가 전 타결을 강조하면서도 서로 책임 공방을 벌이며 감정적으로 각을 세우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여름 휴가를 일주일 앞두고 매일 실무교섭을 벌이며 해결점을 찾기로 했지만 아직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며 “회사의 끝없는 시간끌기와 현실을 외면한 말장난에 모두가 지쳐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진전된 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교섭은 타결 목적이 아니라 적자 부풀리기-구조조정-기본급 반납-통상임금 소송 승리-민주노조 무너트리기 등을 위한 형식이었음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급 반납·상여금 월할 지급과 같이 지금까지 나와있는 안으로는 끝낼 수 없다는 것은 회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애쓴 노동자들의 노고를 먼저 생각해 통 큰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와의 형평성 등의 문제로 나서지 않았던 지부장과 사무국장이 교섭에 직접 나서겠다며 회사도 대표이사 등의 교섭 참여를 촉구했다.

이에 회사는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하며 노조의 행동이 “늘 딴지 걸기”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회사는 유인물을 통해 “노조가 정녕 휴가 전 타결을 원한다면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완전히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회사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상임금과 민주노조 파괴, 최저임금 등 노조가 제기하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연봉이 낮은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것이지, 상여금, 성과금, 격려금으로 연간 기본급의 1,000%가 넘는 돈을 받는 대기업 근로자용이 아니”라며 “도미노 인상 기대감을 부추기며 상여금 월할을 반대하는 것은 욕심을 떠나 양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표이사의 교섭 참여를 촉구한 데 대해서는 “노조가 원하는 답을 정해놓은 억지주장”이라 답했다.

회사는 “3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시 뒷걸음칠 전망인데,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어떤 상황으로 내몰릴지 장담할 수 없고”면서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조 차원에서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고도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5월 시작한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올해 임금 교섭을 통합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는 올 초 회사의 제시안에 포함된 △기본급 20% 삭감 △상여금 월할 지급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5월 25일부터 울산시와 시의회의 중재를 촉구하며 시의회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고, 최근에는 중앙 정부와 정치권에도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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