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연성외교"…美금지조치에도 여행 '긍정효과' 강조

 

 

미국 정부가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을 다녀온 여행객들의 여행담을 소개했다.

신문은 '나는 왜 북한을 방문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억압적 정권에 의해 운영되는 '은둔의 나라'라면서 "그러나 소수의 여행객은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을 방문해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을 다녀온 여행객들에 왜 방북했는지, 무엇을 보고 느꼈는지, 북한과 같은 나라를 방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미국 정부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가 가져올 긍정, 부정적 효과에 대한 '고민'을 우회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호기심에 평양행…"초현실적", "北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봐"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레베카 하이는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만경대 국제마라톤에 참가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한국에서 있었고 당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던 경험이 평양행 호기심을 자극했다.

레베카는 차량이 별로 없는 도로와 선전 입 갑판을 손으로 그리는 모습, 스타디움에 동원된 평양 시민들을 언급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초현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비행기 조종사인 캘리포니아의 마크 로빈슨은 지난달 아내와 함께 나흘 일정으로 북한을 여행했다.

그는 "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다. 다음에 정치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직접 (북한을) 보고 싶었다"면서 "헬기를 타고 평양 상공을 돌아봤다. 상공에서 북한 수도를 본 것은 멋진 일이었다, 엄청난 일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팔순의 장모와 함께 마라톤 참가를 위해 북한을 다녀온 켈리 휘트머는 "여행은 세심하게 관리됐다"면서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북한 당국이) 보지 못하게 하는 것 등 평양의 많은 단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여전히 평양을 방문했던 것이 기쁘고, 그것은 다른 세계에 진입하는 것과 같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1년 평양과기대에서의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두 번이나 방북했던 시몬 박은 "내가 본 것은 북한 당국이 보여주기를 원했던 것"이라면서 "평양과기대 건물 벽면에는 김정일 초상화와 '조국에 다리를 굳건히 딛고 세계를 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여행은 최고의 연성외교의 하나"

미국 정부가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자국민 보호를 위해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결정했지만 북한을 다녀온 여행객들은 여행이 주는 긍정적 메시지를 더 강조했다.

레베카 하이는 "일반 시민의 여행을 통해 국경을 여는 것은 최고의 연성외교(soft diplomacy)의 하나"라고 말했다.

마크 로빈슨은 "바깥 세계 사람들은 자신들의 식견을 갖고 일상을 살아가는 북한 사람들을 보기 위해 방북을 해야 한다"면서 "여행은 현지 주민들에게도 서방인들과 그들의 패션, 기술, 대화를 경험할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켈리 휘트머는 "북한을 여행하는 것 자체가 북한 정권을 (경제적으로) 지원한다는 논쟁을 이해한다"면서도 "여행을 통해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는 접촉이 갖는 힘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몬 박은 "여행객들은 북한을 방문해야 한다"면서도 "현실적 기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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