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 하늘을 가르는 번개는 인류에게 공포와 경외대상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최고의 신(神) 제우스가 ‘번개의 신’ 이다. 번개가 치면 순간적으로 온도가 섭씨 3만도 가까이 상승하는데, 부피가 폭발적으로 팽창할 때 나는 소리가 천둥이다. 소리는 빛보다 느리기 때문에 번개친 후 몇 초가 지나야 천둥이 들린다. 과학은 번개가 전기 에너지로 이뤄졌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치타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꼽힌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km, 사자가 시속 65km, 자메이카의 육상황제 ‘우사인 볼트’가 45km이니 말 그대로 전광석화, 즉 ‘번개’다. 인간세계의 치타에 비유되는 볼트는 100m 9초58, 200m 19초19로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지난 10년간 올림픽 금메달 8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 11개를 따냈다.

‘번개 멈춘 볼트’, 육상 황제 우사인볼트가 트랙위를 질주하는 모습을 이제 볼 수 없게 됐다. 8월 13일 런던 세계육상선수둰대회 400m 계주를 마지막으로 트랙을 떠났다. 100m 동메달, 계주 노메달. ‘번개’의 쓸쓸한 퇴장에 세계가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전 밤샘 술파티 후유증과 훈련 부족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나 쓰러지는 마지막 모습은 안타까웠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경기가 끝난 후 “더 빨리 달리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 10년 치타 같은 폭발적 스피드가 저절로 생긴 건 아니다. 단거리 선수로는 1m 95cm의 큰 키가 스타트를 늦췄으며 척추측만증이라는 핸디캡도 있었다. 100m를 맞수보다 서너 걸음 적은 41걸음에 내달릴 수 있도록 허리·허벅지 근육을 단련해 약점을 극복했다.

‘볼트의 시대’에서 동료도 있었고, 라이벌도 있었지만 그를 이긴 선수는 없었다. 인간이 정한 ‘인간의 한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한계를 계속 뛰어 넘으며 전설의 기록들을 남겼다.
트랙을 떠나면 축구선수로 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던 ‘번개 멈춘 볼트’를 축구 그라운드에서 다시 볼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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