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사측이 25차 임단협 교섭에서 처음으로 세부 협상안을 제시했다. 전년도 경영실적과 올해 경영상황을 반영해 호봉승급분(정기+별도1호봉)4만2,879원을 제외한 기본급은 동결하고, 성과금은 통상임금의 200%와 10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파업투쟁을 선택 했다. 현대차의 앞날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도 노조의 사상 최대 파업에 굴하지 않고 철저히 경영실적에 입각해 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조가 파업을 통해 추가로 얻어낼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인식 시켜줬다. 더욱이 올해는 창사 이래 사상 유래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세상이 다 알고 있는데 노조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국내공장 가동률은 북미, 인도, 터키, 러시아 등 글로벌 생산 거점 7곳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직전 년도 대비 18.3% 하락한데 이어 올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7%나 급감할 정도로 추락하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문제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특별한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사화합이 어느때 보다도 절실한 이유다. 하지만 노조는 감당하기 어려운 쓰나미가 몰려 오는데도 눈을 감아버린채 눈앞의 이익만 쟁취 하기 위해 파업카드를 꺼내 들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젠 멈춰야 한다.

미지의 산을 오를 때는 등산로를 따라가야 큰 어려움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산행도중 길가에 산도라지를 보면 채취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다. 도라지를 채취하고 나면 또 저멀리 더덕이 보이고, 또 더 멀리엔 산삼이 있을 것 같아 길 없는 산을 헤매다 보면 어느덧 가야할 길을 잃어버려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욕심은 반드시 화를 부르는 법이다. 현대차 노조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어려움이 닥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회사 임원들과 간부들이 경영위기에 대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노조가 이기적 행태만 고집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파업을 자제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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