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전 무패' 록키 마르시아노 기록 넘어서도 논란 일 듯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메이웨더가 맥그리거를 꺾고 50전 전승 대기록을 세운다 한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 미국의 유명 복싱 프로모터 밥 애럼의 쓴소리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 미국)는 27일(한국시간)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와 슈퍼웰터급(69.85kg) 12라운드 복싱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메이웨더(49전 49승 26KO)는 '전설' 록키 마르시아노(49전 49승 43KO)를 넘어 프로복싱 역대 최다 무패 기록 보유자로 우뚝 선다. 

그러나 메이웨더가 대기록을 달성한다고 해도 기록의 가치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 

애럼은 이달초 미국매체 TMZ와 인터뷰에서 "메이웨더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없다"며 "맥그리거는 훌륭한 종합격투기 선수이지만, 진짜 복서는 아니다. 종합격투기와 복싱은 다르다"고 꼬집었다. 설령 메이에더가 맥그리거를 상대로 50번째 승리를 거둬도 마르시아노의 기록을 넘어섰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메이웨더가 톱독, 맥그리거가 언더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둘의 복싱 경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메이웨더는 프로복싱 5체급을 석권한 무패 복서다. 매니 파퀴아오, 카넬로 알바레즈, 오스카 델라 호야 등 쟁쟁한 라이벌을 모두 무릎 꿇렸다. 반면 맥그리거는 UFC 최초로 두 체급(페더급, 라이트급) 동시 챔피언에 오른 수퍼스타이지만, 프로복싱 경험이 없다. 

이런 이유로 복싱·종합격투기 전문가와 도박사 모두 메이웨더의 손쉬운 승리를 점친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복싱 링에서 맥그리거는 메이웨더를 당해낼 수 없다"고 했고, 'GGG' 게나디 골로프킨은 "맥그리거는 복서가 아니다. 둘의 대결은 돈벌이를 위한 서커스"라고 했다. 

전 UFC 페더급 챔피언 조제 알도는 "맥그리거가 UFC에서 상대를 KO시킨 건 4온스 짜리 오픈 핑거 글러브를 껴서 가능했다"고 했고, 전 UFC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미샤 테이트는 "종합격투기 선수가 최고 복서를 이기기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어쨌든 불가능할 것 같은 대결이 성사됐다. 은퇴 후 2년간 공백기를 가진 마흔줄의 메이웨더와 '프로복싱 초짜' 메이웨더를 링으로 끌어낸 건 '돈'이다. 둘은 이번 경기에서 대전료만 각각 1억 달러(1천137억원) 이상을 받는다. 
 

마르시아노와 무어의 헤비급 세계타이틀 6차 방어전 장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메이웨더와 대조적으로 마르시아노(1923~1969년)가 49승 째를 거둘 때 상대는 또다른 전설 아치 무어(1916~1998년)였다. 무어는 10년간(1952~1962년) 라이트헤비급 세계챔피언을 지냈고, 1980년 세계 복싱 명예의 전당(WBHF)에 헌액됐다. 

1955년 9월 21일. 마르시아노는 무어와 헤비급 세계타이틀 6차 방어전에서 2라운드에 한 차례 다운당했지만 9라운드에서 역전 KO승을 이끌어내 49전 전승 무패 신화를 썼다. 그는 이듬해 명예롭게 은퇴했다. 

맥그리거를 50전 전승 대기록의 제물로 삼으려는 메이웨더의 선택은 과연 환영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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