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입양하고 싶다" 희망자 나타나 분양 절차 진행
올해 전국 유기동물 6만1천여마리…입양률 26.5% 그쳐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닐봉지에 담긴 채 계곡에 버려졌던 젖먹이 강아지 세 마리가 조만간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청주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지난달 충북 괴산 계곡에서 버려져 보호센터로 온 강아지 암수 세 마리를 키우고 싶다는 사람이 나타나 내주 입양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정순학 센터장은 "인천에 거주하는 분이 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진 강아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를 통해 접하고 세 마리 모두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입양 희망자는 '반려동물이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겠다'는 내용의 각서 등 일곱 가지 입양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미성년자를 제외한 성인이라면 유기동물을 입양하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입양한 동물을 버리면 동물보호법에 따라 5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새 주인을 만나게 될 강아지들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18일 괴산 화양계곡에서 피서객에 의해 발견됐다.

젖을 떼지 못한 강아지들은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었다.

보호센터로 옮겨진 강아지들은 일주일 먼저 들어온 푸들에게 젖동냥해 기력을 회복했다.

새 주인을 찾은 '강아지 3남매'는 유기동물 중에서는 운이 좋은 편이다.

유기동물의 4분의 1 정도만이 새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기 때문이다.

19일 실시간 유기동물 통계사이트 '포인핸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전국에서 구조된 유기동물은 6만1천617마리다.

이 중 새 주인을 만난 동물은 26.5%(1만6천304마리)에 불과하다.

원래 주인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나머지 유기동물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자연사하거나 안락사 된다.

포인핸드는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동물 수를 바탕으로 유기동물 통계를 실시간 집계하는 사이트다.

낮은 입양률은 병들거나 다친 채 버려진 개와 고양이가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

청주 유기동물보호소 정순학 센터장은 "입양 희망자 대부분 귀엽고 건강한 강아지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 자란 상태에서 병들거나 다친 개와 고양이를 입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임영기 동물보호단체 케어 사무국장은 "병든 반려견을 치료하는 것보다 물건처럼 새로 사는 것이 싸다고 인식하는 것이 문제"라며 "분양과 입양 과정에서 엄연한 생명체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철저히 교육하는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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